생활경제 유통

'짝퉁 대명사'였는데..한국 안방, '중국풍'이 분다

김현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10.20 16:12

수정 2025.10.20 16:12

올해 1~9월 중국 화장품 수입액 34.0%↑
완구·장신구 수입액 29.5%↑, 의류 6.9%↑
"저가공세 대신 기획력, 차별화 전략 앞세워"
유튜브 영상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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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저가 공세와 짝퉁(가품) 유통의 대명사인 중국산 소비재가 브랜드 파워와 기획력을 기반으로 '팬덤'을 일으키며 한국 시장을 강타하고 있다. 특히,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의 인기 품목인 뷰티, 패션, 굿즈를 중심으로 중국 브랜드들이 급격히 약진하면서 K스타일의 안방을 위협하는 양상이다.

20일 관세청에 따르면 올해 1~9월 중국산 화장품 수입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4.0% 상승한 9171만달러로 집계됐다. 올해 캐릭터 트렌드로 떠오른 '라부부'를 비롯한 완구·장신구 수입액도 전년 대비 29.5% 상승한 9억1908만달러를 기록했다. 코로나 시기부터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는 의류 수입액도 작년 같은 기간보다 6.9% 오른 370억1326만달러 규모로 높은 증가세를 보였다.



가장 큰 성장세를 보이는 중국산 뷰티 카테고리는 색조 화장품 브랜드의 인기가 높다. 최근 인스타그램·틱톡 등을 중심으로 이목구비를 강조하고 화려한 색조를 활용한 중국식 '도우인 메이크업'이 유행함과 동시에 로컬 메이크업 브랜드도 덩달아 유명세를 얻고 있는 것이다.

대표적으로 쥬씨(Joocyee), 플라워노즈(Flower Knows), 주디돌(Judydoll) 등 '차세대 색조 브랜드'들이 글로벌 확장에 성공하며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들 브랜드는 중국 전통 문양이나 동화풍 콘셉트를 결합한 독창적 아이덴티티를 내세워 Z세대의 취향을 공략하고, 소셜미디어 및 숏폼을 활용한 바이럴 마케팅을 적극 활용하는게 특징"이라고 분석했다.

패션 분야에서는 쉬인(SHEIN)이 국내 여성 소비자를 공략하며 빠르게 시장을 넓히고 있다. C커머스의 대표격인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는 생활용품을 비롯한 다양한 품목을 취급하는 반면, 쉬인은 '패션 플랫폼'으로 한국 시장에 진출했다.

모바일인덱스 분석에 따르면 지난 8월 기준 쉬인의 국내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206만 명으로, 국내 패션앱 중 5위를 기록했다. 이는 1년 전보다 두 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에이블리, 지그재그 등 국내 여성 패션 플랫폼들과 함께 상위 순위를 다투고 있다.

업계에서는 중국 소비재 브랜드들의 빠른 침투는 ‘기획력 중심의 산업 구조 전환’을 꼽는다. 기존에 단순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에서 벗어나 자체 브랜드를 육성하는 흐름이 국가 차원에서 본격화됐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라부부의 글로벌 흥행이 이런 변화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라부부 등 캐릭터 지식재산권(IP)을 기반으로 한 '팬덤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하며 글로벌 시장을 파고든 건 중국의 산업 대전환 전략이 성공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브랜드의 한국 시장 점유율 확대는 글로벌 인지도 상승 흐름을 활용한 전략적 수순"이라며 "브랜드 파워와 소셜미디어 마케팅 전략을 활용하는 만큼 단기적 유행에 그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localplace@fnnews.com 김현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