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최근 수소 같은 청정에너지를 더 효율적이고 저렴하게 만들기 위해, 적은 전력으로 성능이 뛰어난 촉매 재료를 빠르게 합성하는 기술이 중요한 연구 주제로 떠오르고 있다. KAIST(한국과학기술원) 연구진은 빛을 단 0.02초 비추어 3000 ℃의 초고온을 구현하고 수소 생산 촉매를 효율적으로 제작할 수 있는 플랫폼 기술을 개발했다. 이 덕분에 에너지는 1000분의 1만 쓰고도, 수소 생산 효율은 최대 6배 높아졌다.
KAIST는 20일 신소재공학과 김일두 교수 연구팀과 전기및전자공학부 최성율 교수 연구팀이 강력한 빛을 짧게 쬐어주는 것만으로 고성능 나노 신소재를 합성하는 ‘직접접촉 광열처리(Direct-contact photothermal annealing)’ 합성 플랫폼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빛을 아주 짧게(0.02초) 비추는 것만으로 순간적으로 3000 ℃의 초고온을 만들어내는 촉매 합성 기술을 개발했다.
특히 이 과정에서 전환된 탄소 나노어니언 표면에 금속 원자를 하나하나 달라붙게 만들어 촉매 기능까지 동시에 구현했다. 즉 ‘빛 비추기’로 구조를 바꾸고 그 재료에 기능까지 부여하는 일석이조의 촉매 플랫폼 기술을 개발했다. 탄소 나노어니언은 탄소 원자가 양파처럼 여러 겹으로 쌓인 초미세 구형태의 소재로, 전기 전도도와 내화학성이 뛰어나 촉매를 지지하는데 적합하다.
연구팀은 단 0.02초 만에 나노다이아몬드가 탄소 나노어니언으로 전환됐고, 분자동역학 시뮬레이션에서도 이 과정이 물리적으로 충분히 가능한 것으로 확인했다.
이 플랫폼은 탄소 나노어니언 합성과 단일원자 촉매 부착을 한 번에 처리할 수 있다는 점에서 혁신적이라는 설명이다. 이 기술을 활용해 백금(Pt), 코발트(Co), 니켈(Ni) 등 8종의 고밀도 단일원자 촉매를 성공적으로 합성했다. 연구팀이 제작한 ‘백금 단일원자 촉매-탄소 나노어니언’은 기존보다 6배 효율적으로 수소를 만들어내면서도 훨씬 적은 양의 고가 금속으로도 높은 효율을 낼 수 있음을 입증했다.
김일두 교수는 “강한 빛을 0.02초도 안 되는 짧은 시간 동안 조사해 3000 ℃까지 상승시키는 직접접촉 광열처리 기술을 최초로 구현했다”며 “기존 열처리 대비 에너지 소비를 1000배 이상 줄인 초고속 합성-단일원자 촉매 기능화 통합 공정은 수소 에너지, 가스 센서, 환경 촉매 등 다양한 응용 분야의 상용화를 앞당길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연구 결과는 나노 및 화학 분야의 세계적 학술지인 미국화학회(American Chemical Society, ACS) 발간 'ACS Nano' 9월호 속표지(Supplementary Cover) 논문으로 게재됐다.jiany@fnnews.com 연지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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