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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여투쟁 총력전도 모자랄 판에"..尹 면회에 발목 잡힌 野

이해람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10.20 15:08

수정 2025.10.20 15:13

장동혁 대표, 17일 윤석열 전 대통령 면회
"외연 확장에 방해" 당 일각에서 비판 나와
지도부 "공약 지킨 것일 뿐" 논란 수습 나서
당내 비판 선 긋고 국감 정국 대여투쟁에 집중
민주당 "제2의 내란..공당 대표 자격 없어"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있다. 뉴시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있다. 뉴시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김병기 원내대표 등 의원들이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을 면회한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시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김병기 원내대표 등 의원들이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을 면회한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윤석열 전 대통령을 면회한 것을 두고 후폭풍이 이어지고 있다. 국정감사 기간 이재명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의 실정을 부각하며 대여 투쟁의 수위를 높이겠다는 방침이었지만, '윤 전 대통령과의 거리두기'에 소극적이라는 불만이 나오는 모습이다. 당 지도부는 전당대회 기간 장 대표의 공약이었던 만큼 '당원들의 뜻'이라는 설명이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제2의 내란 선동"이라며 장 대표를 향해 사퇴를 촉구했다.

20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 내부에서 장 대표의 윤 전 대통령 면회를 둘러싼 잡음이 나오고 있다.

특히 정부여당의 부동산·관세 협상·김현지 대통령실 제1부속실장 등을 둘러싼 논란이 촉발되는 가운데 불필요한 논란이 불거지면서 대여 투쟁에 당력을 집중할 수 없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앞서 장 대표와 김민수 최고위원은 지난 17일 서울구치소에 구속 수감돼 있는 윤 전 대통령을 약 10분간 만났다. 전당대회 기간 '윤 전 대통령을 적절한 시점에 면회하겠다'는 공약을 이행한 것이다.

당 일각에서는 소장파·친한(한동훈)계를 중심으로 외연 확장에 부담이 되는 행보라는 비판이 나왔다. 이들은 장 대표의 면회가 내년 지방선거 승리에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특히, '야당의 시간'이라 불리는 국감 정국에서 정부여당의 실정을 부각해 반사이익을 노릴 수 있는 시점에서 불필요한 분란거리를 제공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당 주류는 윤 전 대통령과의 면회가 당대표 선거 공약이었던 만큼 불가피했다는 주장이다. 송언석 원내대표는 "개인적으로 있을 수 있는 일"이라며 "특별한 문제점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고 했고, 최보윤 수석대변인도 "선거 전에도 면회를 가겠다고 했고, 약속을 지킨 것"이라고 했다.

당 주류는 내부 비판도 '소수의견'으로 보고 논란을 신속하게 수습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면회에 대해서 비판의 목소리를 낸 의원은 각각 소장파와 친한계로 분류되는 김재섭·정성국 의원이다. 공개적인 내부 분열로 이어지는 것은 경계하면서, 다시 '대여 투쟁' 단일대오 모드로 전환하겠다는 계획이다.

민주당은 장 대표의 행보에 대해 "내란 옹호"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국민의힘은 위헌정당 해산 심판의 날이 멀지 않았음을 명심하길 바란다"며 "제2의 내란 선동이고 헌정 파괴 시도다. 묵과할 수 없다"고 압박했다. 이들은 국회에서 '내란수괴 면회 극우선동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장 대표에게 사퇴를 촉구하기도 했다.

국민의힘은 윤 전 대통령 면회로 인한 논란이 당 내홍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경계하고 있지만, 추후 당무감사위원회의 감사 수위에 따라 분란이 일어날 가능성도 있다. 장 대표는 비공개로 열린 당무감사위원 임명식에서 '해당 행위자'에 대한 엄단을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상 한동훈 전 대표의 '당원 게시판' 논란을 저격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haeram@fnnews.com 이해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