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유통

'첫눈까지 왔다'..가을 한파에 환호성 터진 패션업계

정상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10.20 17:35

수정 2025.10.20 17:33


20일 서울 중구 소공동에 위치한 롯데백화점 본점 7층 스포츠&레저관 매장에서 고객이 겨울 외투를 구경하고 있다. 사진=정상희 기자
20일 서울 중구 소공동에 위치한 롯데백화점 본점 7층 스포츠&레저관 매장에서 고객이 겨울 외투를 구경하고 있다. 사진=정상희 기자
[파이낸셜뉴스] 유통업계가 갑작스럽게 찾아온 추위 덕분에 의류 매출이 급증하는 이른 '월동 특수'를 누리고 있다. 단가가 높은 겨울 의류 특성상 추운 날씨가 매출 증대로 직결되는 만큼 패션업계는 작년 보다 빠른 추위를 반기는 분위기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백화점 등 주요 유통채널들은 지난 주부터 예고된 기온 하강 소식에 지난 주말 겨울옷을 찾는 수요가 대거 몰렸다. 실제, 이날 아침은 전국 대부분 지역의 최저 기온이 5도 안팎으로 떨어졌으며 강원도 산간 지역에는 첫눈까지 내리는 추위가 일찍 찾아와 당분간 방한 용품 판매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지난 주말(18~19일) 롯데백화점의 전체 패션 매출은 전년 대비 15% 신장했다.

갑작스러운 한파 예고에 맞춰 방한성이 뛰어난 고가 아우터를 전면에 내세운 것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스포츠, 애슬레저 등 대표적인 기능성 방한 의류 브랜드 매출은 각각 10% 이상 신장했다. 여성 패션은 지난 주말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20% 신장한 가운데 울 코트, 경량다운 등 단가가 높은 겨울 핵심 상품 판매가 늘었다. 남성 패션은 캐시미어 코트, 헤비 다운 등 프리미엄 남성 아우터 판매가 증가해 10%의 신장세를 보였다. 영컬처 상품군도 전년 대비 25%의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였다.

특히 4·4분기는 유통업계의 연간 실적을 좌우하는 기간인 만큼 단가가 높은 겨울 패션 아이템 판매 호조에 기대감이 커지는 분위기다. 백화점 업계 관계자는 "갑자기 찾아온 추위에 트렌디하면서도 실용적인 숏패딩과 플리스 재킷 등을 찾는 젊은 고객들의 발길이 급증했다"며 "가성비 좋은 초겨울 아우터 물량이 조기에 소진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온라인 플랫폼에서도 패딩과 플리스, 무스탕 등 겨울 의류 매출이 폭발적으로 늘었다.

카카오스타일이 운영하는 지그재그의 지난 17~19일 거래액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패딩 거래액이 직전 주 대비 46%,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서는 11% 늘었다. 경량패딩을 찾는 수요는 더욱 많아 전년 동기 대비 127% 거래액이 늘었다. 가볍고 따듯한 소재 플리스는 전주 대비 187%나 거래액이 급증했고, 같은 기간 무스탕 거래액도 104% 증가했다.

무신사 스토어도 지난 주(12~18일) 점퍼·재킷의 거래액이 직전 주에 비해 220% 증가했고, 플리스는 278%나 뛰었다. 한겨울 외투인 패딩·헤비 아우터 역시 94% 증가하며 이른 월동준비에 나선 수요가 확인됐다.

급격히 떨어진 날씨는 편의점 매출에도 영향을 미쳤다. 지난 주말 동절기 상품 매출이 크게 늘어난 것이다.

GS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GS25에 따르면 지난 19일 동절기 카테고리 매출이 전주 동요일 대비 두드러지게 증가했다. 대표적으로 군고구마(175.6%), 즉석어묵(111.2%), 꿀음료(68.1%), 한방음료(54.5%), 핫아메리카노(20.6%), 핫팩(587.3%), 방한용품(257.3%) 등의 매출이 크게 신장했다.
카페25의 경우 지난 12일 기준 핫아메리카노와 아이스아메리카노의 판매 비중이 각각 46%와 56%였던 데 비해, 지난 19일에는 따뜻한 아메리카노가 62%로 14%p 늘며 추운 날씨 속 따뜻한 커피 수요가 급격히 올라갔다.

wonder@fnnews.com 정상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