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검찰·법원

동창에게 주식 추천받아 매매한 민중기 특검..."매도 시점 공개 미지수"

정경수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10.20 15:57

수정 2025.10.20 15:57

추가 특검보 추천 빠르면 이날 중으로 마무리
윤석열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 사진=뉴시스
윤석열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미공개 정보 주식 매도 의혹에 휩싸인 민중기 특검(김건희 특별검사팀)이 사과의 뜻을 전했다. 논란이 줄어들지 않자, 일단 고개를 숙이며 자세를 낮추는 모양새다. 하지만 국민의힘 등 일각에서 주장하는 사퇴 요구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주식 매도 시점의 공개 여부에 대해서도 즉답을 피했다.

민 특검은 20일 최근 자신을 둘러싼 각종 의혹에 대한 입장을 표명했다.



우선 민 특검은 미공개 정보 등을 이용한 매매 의혹에 대해 "저의 개인적인 주식 거래와 관련한 논란이 일게 돼 죄송하다"며 "다만 주식 취득과 매도 과정에서 미공개정보 이용 등 위법사항이 없었다는 점을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했다.

민 특검은 지난 2010년 서울고법 부장판사 시절 태양광 소재 업체 네오세미테크의 비상장 주식을 매도해 시세차익을 얻었는데, 해당 업체는 지난 2010년 8월 23일 분식회계로 7000여명의 소액 투자자에게 2000억원 이상 손실을 끼쳐 1년도 안돼 상장폐지됐다.

해당 의혹은 민 특검과 네오세미테크의 관계에서 비롯됐다. 오명환 전 네오세미테크 대표가 민 특검과 대전고, 서울대 동기라는 사실이 알려지자, 민 특검이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막대한 수익을 얻은 것이 아니냐는 주장이 나왔다. 오 전 대표는 지난 2015년 상장 직전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자신의 주식을 처분한 혐의로 유죄를 선고받았다.

민 특검에게 해당 주식을 추천해 준 지인은 민 특검의 동창으로, 매도에 관여한 증권사 직원과는 다른 회사에서 근무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 네오세미테크와는 전혀 관련 없는 지인이라고 선을 그었다.

다만 특검 측은 민 특검의 매도 시점 공개 여부에 대해 즉답을 피했다. 특검팀 관계자는 "우려한 사항에 대해 상황 변화가 있으면 모르겠지만, 지금까지 전한 특검 입장 외에 다른 의견을 주실지는 미지수"라고 전했다.

특검팀은 지난 8월 김건희 여사를 조사할 당시 김 여사가 지난 2009년 네오세미테크에 투자한 사실을 바탕으로 추궁한 것으로 확인됐다. '주식을 할 줄 모른다'는 취지로 김 여사가 방어에 나서자, 특검팀은 네오세미테크를 비롯한 여러 회사들의 투자 기록을 제시하며 반박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특검팀은 김 여사가 증권사 직원과의 통화 녹취록을 제시했는데, 해당 녹취록에는 김 여사가 네오세미테크 주식을 거론하며 "오늘 공매도 하는 걸로 (나만) 먼저 받았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해당 내용은 김 여사의 공소사실에서 제외됐다.

특검팀이 김 여사와 관련된 '주가조작'을 범죄로 보고 수사를 펼치고 있는 만큼, 매도시점 공개 등 일부 논란에 대해 입장을 밝히지 않는 이상 논란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양평 공흥지구 개발 특혜 의혹' 수사를 받던 양평 공무원이 사망해 강압수사 논란도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가운데 여러 논란으로 수사의 동력이 떨어질 수도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검팀 관계자는 "해당 의혹들로 인해 수사가 영향을 받아 지체되거나 저해되지 않길 바란다"고 했다.

한편 특검팀은 김 여사 측 변호인들이 제기한 영상 중계 의혹에 대해 "가정적으로 위법 사항이 있다면 위법에 따르는 상응하는 책임을 물면 된다"며 "하지만 저희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특검팀은 이르면 이날 중으로 이재명 대통령에게 추가 특검보 인선을 요청할 계획이다.
특검팀은 특검법 개정안 공포에 따라 최대 2명의 특검보를 추가로 임명할 수 있다. 특검팀은 4명의 후보를 이 대통령에게 추천할 계획이다.
특검팀 관계자는 "후임 특검보 인선은 어느 정도 맞춰졌다"며 "이르면 오늘·내일에 이 대통령께 추천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전했다.

theknight@fnnews.com 정경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