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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약이 무효" 아르헨 페소, 미 지원에도 사상 최저 추락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10.21 03:50

수정 2025.10.22 10:00

[파이낸셜뉴스]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이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 중이던 지난해 2월 24일(현지시간) 메릴랜드주 내셔널 하버에서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을 만나 악수하고 있다. AFP 연합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이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 중이던 지난해 2월 24일(현지시간) 메릴랜드주 내셔널 하버에서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을 만나 악수하고 있다. AFP 연합

아르헨티나 페소화 가치가 20일(현지시간) 다시 사상 최저 수준으로 추락했다. 이달 초 미국 재무부가 아르헨티나 페소를 매입하기 전 최저 기록을 다시 갈아치웠다. 미국의 지원도 아르헨티나 페소 추락을 막는 데 역부족임이 입증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아르헨티나의 트럼프’라고 부르는 극우 자유주의 경제학자 하비에르 밀레이 대통령 중간평가 성격인 의회 중간선거를 앞두고 강력한 지원에 나섰지만 큰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페소는 이날 오전 달러당 1476페소까지 추락했다.

장중 사상 최저 기록을 경신했다.

이후 낙폭 일부를 만회하는 데 만족해야 했다. 페소는 지난 4월 도입한 환율변동폭 저점에 접근했다.

미 재무부가 지난 9일 이후 세 차례에 걸쳐 페소를 시장에서 매입하며 환율방어에 나섰지만 추락을 막지 못했다. 미국이나 아르헨티나 모두 환율방어 규모를 공개하지 않은 가운데 아르헨티나 이코노미스트들은 약 4억달러가 투입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미국은 아울러 양국 간 200억달러 규모 통화 스와프도 발표했지만 페소는 속절없이 추락했다. 이날 아르헨티나 중앙은행은 세부 내용은 함구한 채 미국과 통화스와프를 체결했다고 확인했다.

친기업 성향의 밀레이 정부는 부에노스아이레스 주지사 선거 등 핵심 지방선거에서 패배한 뒤 지난달 시작된 심각한 시장 충격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다.

애널리스트들은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이 주도한 미국의 지원이 아르헨티나 투자자들의 달러 수요를 누그러뜨리는 데 실패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아르헨티나 투자자들은 밀레이가 오는 26일 의회 중간선거에서 참패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고, 그 위험을 회피하기 위해 달러를 사들이고 있다.

투자자들은 중앙은행의 외환보유액이 바닥을 드러내는 가운데 중간선거 패배 뒤 밀레이가 페소 환율 밴드를 낮출 수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페소 평가절하다.

아르헨티나 경제 컨설팅 업체 로마노 그룹에 따르면 현재 아르헨티나 금융 당국이 보유한 외환보유액은 부채를 제외하고 50억달러가 채 안 된다.

로마노의 리서치 책임자 살바도르 비텔리는 “시장의 달러 수요는 매우 강한 상태를 지속하고 있고,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면서 “선거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또 환율 방향이 더 명확해지기 전까지 계속 그럴 것”이라고 비관했다.

한편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이달 초 페소가 “저평가돼 있다”면서 “싸게 사서 비싸게 팔”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대로면 싸게 사서 더 싸게 팔아야 할 수도 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