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전시·공연

영혼이 재즈를 입었다···장사익, 늦가을 물들인 ‘두루마기 재즈'

신진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10.21 15:23

수정 2025.10.21 16:38

장사익 '두루마기 재즈를 입다' 공연 장면.
장사익 '두루마기 재즈를 입다' 공연 장면.

장사익 '두루마기 재즈를 입다' 공연 장면.
장사익 '두루마기 재즈를 입다' 공연 장면.

장사익 '두루마기 재즈를 입다' 공연 장면.
장사익 '두루마기 재즈를 입다' 공연 장면.

장사익 '두루마기 재즈를 입다' 공연 장면.
장사익 '두루마기 재즈를 입다' 공연 장면.

[파이낸셜뉴스] 재즈의 DNA를 품은 가객 장사익이 팔순을 앞둔 희수(77)의 나이에 진짜 재즈 선율과 만나 놀라운 시너지를 발산했다.

두루마기를 입고 부른 대표곡 ‘기차는 간다’는 마치 원래 재즈곡인 듯 리듬을 탔고, 나비넥타이에 정장을 차려입은 채 부른 ‘대전 블루스’는 무대를 단숨에 ‘재즈 카페’로 바꿔 놓았다.

지난 19일 서울 마포아트센터에서 열린 ‘장사익 토론토 재즈 오케스트라-두루마기 재즈를 입다’ 공연이 성황리에 열렸다. 장사익이 데뷔 30주년을 맞아 처음 시도한 캐나다 18인조 빅밴드 ‘토론토 재즈 오케스트라(TJO)’와의 협업이 새로운 색채의 무대로 완성된 것.

6년 만에 무대서 결실

장사익과 TJO의 인연은 지난 2018~2019년 캐나다에서 진행된 공동 녹음에서 시작됐다. 당시 장사익의 대표곡 15곡을 빅밴드 편성으로 새롭게 녹음했으나, 팬데믹으로 인해 공연은 무산됐다.

미뤄졌던 꿈은 6년 만에 비로소 무대에서 결실을 맺었다.

이번 협업을 주도한 이는 장사익과 20년 넘게 호흡을 맞춰온 재즈 기타리스트 정재열 음악감독이다.

정 감독은 앞서 “자신만의 호흡으로 노래하는 장사익 선생의 음악은 이미 재즈적이다”며 “브라스의 강렬한 사운드와 선생님의 영혼 어린 목소리가 만날 때의 에너지는 이루 말할 수 없었다. 당시 현지 스태프가 장사익의 목소리를 ‘에픽(Epic)’이라 표현했다”고 회상했다.

이날 장사익은 두루마기와 정장, 두 벌의 의상을 오가며 나라와 언어를 넘어 음악으로 하나 되는 조화와 융합의 무대를 연출했다. 해금의 한국적 선율과 세월이 묻은 그의 목소리는 빅밴드의 자유로운 선율과 어우러져 더욱 풍성한 음악적 파도를 일으켰다.

빅밴드의 유려하고 풍부한 선율을 뚫고 나온 “아버지 모셔드리고/ 떠나온 날 밤/ 애야! 문 열어라”라는 ‘아버지’ 가사는 장사익의 한국적 색채와 정서를 강렬히 각인시켰고, 난생 처음 도전한 영어곡 ‘오텀 리브스(Autumn Leaves)’에서는 서툰 발음조차 장사익 특유의 영혼 어린 울림으로 변주되며, 늦가을 오후를 촉촉한 감성으로 물들였다.

기존 공연이 장사익 목소리의 드라마로 감동을 줬다면, 이번 무대는 해금 연주자와 4인 합창단, 그리고 18인조 빅밴드가 더해져 ‘소리의 합(合)’으로 완성된 장사익의 또다른 음악 세계를 보여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관객 반응이 가장 뜨거웠던 순간을 꼽으면 그의 대표작 '찔레꽃' 등을 부를 때였다.
공연 초반부터 기립박수를 보낸 관객들에게 장사익은 “벌써 안 일어나셔도 되는데”라며 유쾌한 웃음으로 성원에 화답했다.

장사익은 이날 재즈의 매력을 언급하며 “1년에 한 곡씩, 10년 뒤엔 열 곡쯤 하는 재즈가수가 될 수도 있겠다”고 새로운 꿈도 밝혔다.


한편 이번 ‘두루마기 재즈를 입다’ 공연은 서울을 시작으로 21일 대구 천마아트센터, 23일 경기 안산문화예술의전당, 25일 부산 영화의전당 루프씨어터로 이어진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