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의, 국내 제조사 370개사 대상 조사
"韓, 중국보다 기술 앞선다" 32.4%불과
15년 전, 89.6%였으나, 기술역전 현실화
"韓, 중국보다 기술 앞선다" 32.4%불과
15년 전, 89.6%였으나, 기술역전 현실화
21일 대한상공회의소가 'K-성장 시리즈(4) 한·중 산업경쟁력 인식 조사와 성장제언'을 주제로 국내 제조기업 370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우리 기업이 중국보다 기술 경쟁력이 앞선다는 응답은 전체의 32.4%에 그쳤다.
양국 기술 경쟁력 차이가 없다는 답은 45.4%, 오히려 중국이 앞선다는 답이 22.2%에 달했다.
과거 2010년 동일한 조사에서는 한국 기업이 앞선다는 답이 89.6%였으나, 15년새 분위기가 완전히 바뀐 것이다.
실제로 세계무역기구(WTO) 산하 국제무역센터(ITC)의 트레이드 맵 자료에 따르면 한국산 대비 중국산 제품 가격은 메모리 반도체가 65%, 리튬이온 배터리는 73%, 두께 10㎜ 초과 후판 기준 철강은 87%, 면 소재 섬유·의류는 75% 수준이었다. 한국이 강점으로 여겨온 제조 속도마저 중국이 우위라는 답이 42.4%로 우리가 빠르다(35.4%)는 답보다 많았다.
상의는 이 같은 한중 기술 역전 현상의 배경이 중국 정부의 막대한 투자 지원과 유연한 규제 환경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중국은 1조8000억달러 규모의 정부 주도 기금 등 막대한 보조금을 쏟아붓지만, 한국은 세액공제에 의존하고 있다"며 "이마저도 기업 규모가 커질수록 공제율이 낮아지는 역진적 구조를 가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국가전략기술 사업화시설 투자세액공제는 중소기업 25%, 중견기업 및 대기업 15%, 일반 기술의 연구인력개발비 세액공제는 중소기업 25%, 중견기업 8%, 대기업 2% 등으로 역진적 구조를 갖고 있다. 이종명 대한상의 산업혁신본부장은 "한국 제조업 경쟁력이 약화하고 있는 지금은 N분의 1이 아닌 '몰아주기'가 필요한 때"라며 "우리 기업들이 더 많이 투자하고 기술력을 키울 수 있게 성장지향형 정책으로의 과감한 전환이 필요한 때"라고 강조했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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