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은행

대출 죄니… 예대금리차 1년새 2배 뛰었다

예병정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10.21 18:07

수정 2025.10.21 18:20

작년 9월 0.7%→올 8월 1.48%
코픽스 반등 겹쳐 격차 더 벌릴듯
대출 죄니… 예대금리차 1년새 2배 뛰었다

시중은행의 예대금리차가 다시 벌어지고 있다.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총량 관리와 주택담보대출(주담대) 변동금리의 기준이 되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 반등 등으로 대출금리는 오르고 있지만 예금금리는 제자리걸음인 탓이다. 당분간 예대금리차 확대가 불가피해 보인다.

21일 은행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가계 예대금리차(정책서민금융 제외)는 지난 5월 1.34%에서 6월 1.42%, 7월 1.47%, 8월 1.48%로 3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1년 전인 지난해 9월 0.7% 수준에서 두 배 가까이 벌어진 셈이다.



이는 대출 총량관리의 영향이 크다.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증가세를 억제하기 위해 은행권에 총량관리를 주문하면서 은행들이 대출공급을 금리로 조정하는 상황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대출을 관리해야 하는데 은행이 가진 도구는 금리밖에 없다"며 "총량이 이미 꽉 찬 은행들이 많아 신규대출을 줄이려면 대출금리를 높여 수요를 조절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국회 정무위원회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으로 신한·농협은행은 가계대출 연간 목표치를 초과했고, 하나(95%)·국민(85%)은행도 가계대출 목표치를 거의 채웠다.

여기에 코픽스 반등이 불쏘시개로 작용했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9월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2.52%로 전월 대비 0.03%포인트 상승했다. 지난해 9월 이후 11개월 연속 하락하다가 1년 만에 상승 전환한 것이다.

코픽스는 국내 8개 은행이 조달한 자금의 가중평균금리다. 은행이 실제 취급한 예·적금, 은행채 등 수신상품의 금리 변동이 반영된다. 코픽스가 떨어지면 그만큼 은행이 적은 이자를 주고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는 의미이고, 오르면 그 반대다. 코픽스가 주담대 변동금리에 영향을 준다는 점에서 은행권 주담대 금리도 이달 중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반대로 예금금리는 하락 흐름을 보이고 있다.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확산된 가운데 예금 유치 경쟁도 한풀 꺾였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예금은행의 지난 8월 저축성 수신(예금)금리(신규취급액 기준)는 연 2.51%에서 연 2.49%로 0.02%p 낮아졌다. 지난해 10월 이후 11개월 연속 하락하면서 기준금리(연 2.50%) 이하 수준으로 내려왔다.

금융권 관계자는 "기준금리가 낮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현실적으로 예금금리를 올리기는 쉽지 않다"며 "조달비용 부담은 커졌지만 예금 경쟁이 줄고 시중 유동성이 풍부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처럼 대출금리는 오르고, 예금금리는 떨어지면서 예대금리차 확대 구조는 당분간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예대금리차가 커질수록 은행의 '이자장사' 논란도 재점화될 가능성이 크다.


또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예대금리차 확대는 정책적 결과인 측면이 있다"며 "금융당국의 규제와 시장금리 흐름이 동시에 영향을 주고 있어 당분간 예대금리차가 더 벌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coddy@fnnews.com 예병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