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이 인류의 미래를 결정짓는 핵심 기술로 부상하면서 각국은 AI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한국 정부 역시 AI 3대 강국을 국정과제로 제시하였다. 그러나 진정한 AI 강국이 되기 위해서는 기술개발에만 집중할 것이 아니라 AI 분야 공적개발원조(ODA)를 확대하여 글로벌 AI 생태계를 선도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개발도상국의 지속가능한 성장과 발전을 위해서 AI 기술은 농업, 보건, 교육, 금융, 환경 등 다양한 분야에서 유용하다. 그러나 AI 확산은 기술적 불평등과 디지털 격차를 심화시킬 위험성도 내포하고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 AI의 혜택을 모두가 누리기 위해 국제사회는 'AI를 통한 개발(AI for Development)'을 강조하고 있다. 단순히 기술만 이전하는 것이 아니라 현지 주도형 역량 강화와 수요에 맞는 협력을 통해 개도국 스스로 AI를 국가 발전의 도구로 활용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한국은 이러한 역할에 최적화된 국가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한국은 디지털 전환을 위한 ODA를 개도국에 가장 많이 공여하는 국가 중 하나이고 베트남, 우즈베키스탄과 같은 중점협력국을 위해 전자정부, 공공행정 혁신 등 정보기술(IT)을 기반으로 다양한 분야를 지원해 왔다. 이러한 강점들을 활용해 한국형 AI를 개도국에 지원하면 서로가 윈윈할 수 있고, 우리의 경쟁력 강화뿐만 아니라 글로벌 AI 생태계를 선도하는 역할을 확대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개도국들은 AI 인프라 부족, 데이터 접근성 제한, 전문인력 부족이라는 공통된 과제를 안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격차를 해소하는 맞춤형 AI를 통해 ODA를 제공한다면 수원국은 실질적 발전 기회를, 한국은 우호적 시장과 글로벌 파트너를 확보할 수 있다. 구체적 지원방안으로 먼저 AI 인프라 구축 지원이 필수적이다. 클라우드 컴퓨팅 바우처나 공공 AI 데이터센터 접근권 제공 등을 통해 자체 인프라 구축이 어려운 국가들을 지원해야 한다. 또한 현지 교육기관과 협력해 실용적 AI 커리큘럼을 개발하고, 여성과 소외계층을 위한 맞춤형 교육으로 디지털 격차를 줄여야 한다. 현지 수요에 맞는 데이터 수집 및 표준화를 기술적·재정적으로 지원하고 현지의 언어, 문화, 기술 수용력을 고려한 공동 설계가 중요하다. 단순 기술이전을 넘어 유지보수와 사후관리를 포함한 역량 이전을 통해 현지 주도형 협력체계도 구축해야 한다.
포용적이고 지속가능한 AI 생태계 구축은 기술적 혁신을 넘어선 인류적 과제다. 한국형 AI를 지원하기 위한 ODA 전략은 글로벌 AI 거버넌스에 개발도상국의 참여를 촉진하고, 국제협력 플랫폼을 통해 민간기업의 글로벌 시장 진출 기회도 확대할 것이다. 무엇보다도 국제사회의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달성에 실질적으로 기여할 수 있다. 포용적 AI 생태계 구축이야말로 진정한 AI 강국으로 가는 길이다.
권율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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