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 가격은 전날 트로이온스당 4381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뒤 이날 4,125달러로 5.3% 하락했다. 시장에서는 "이번 하락은 과도한 랠리에 대한 불가피한 조정"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귀금속 거래업체 MKS 팜프의 애널리스트 니키 실스는 파이낸셜타임스(FT)에 "최근 시장이 다소 거품이 꼈다"며 "금값은 과매수 상태에 있었고 상승세는 이미 성숙기에 접어들었다"고 분석했다.
그는 "불과 6주 만에 1000달러나 오른 것은 비정상적이며, 지금 가격은 거의 성층권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은과 백금(플래티넘) 가격도 각각 8%, 6% 하락하며 귀금속 전반이 약세를 보였다.
올해 금값 급등은 정부 부채 증가, 달러 신뢰도 약화, 그리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전쟁이 촉발한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특히 중앙은행들이 달러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금 매입을 늘린 것이 상승세를 견인했다.
9월 한 달 동안 금 기반 상장지수펀드(ETF)에는 사상 최대 규모인 260억달러의 자금이 유입됐으며 세계 각국의 개인투자자들도 일본, 호주 등지에서 금 매장 앞에 줄을 서는 등 사재기 열풍을 보였다.
전문가들은 이번 급락의 배경으로 미·중 무역갈등 완화 조짐, 달러화의 반등, 그리고 미국 정부 셧다운으로 경제 데이터 부재 등을 꼽았다.
세계 2위 금 소비국인 인도에서는 디왈리 축제가 끝나며 결혼 시즌으로 접어들었고, 이에 따라 금 수요가 계절적으로 둔화된 점도 가격 조정의 배경으로 작용했다.
시장에서는 이번 급락이 단기 조정일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한 귀금속 트레이더는 "중앙은행의 금 매입과 ETF 자금 유입이 이어지고 있어, 중장기적으로 상승세 기조는 유효하다"고 말했다.
pride@fnnews.com 이병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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