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히 현직 경찰관 출연한 보이스피싱 사례 생방송 들어
【파이낸셜뉴스 울산=최수상 기자】 보이스피싱에 속아 셀프감금을 하러 호텔로 가던 30대 여성이 타고 있던 택시에서 라디오 생방송 중인 경찰관의 보이스피싱 범죄 사례를 듣고 정신을 차린 사례가 전해져 눈길을 끌고 있다.
22일 울산경찰청에 따르면 30대 여성 A씨는 지난 9월 23일 검찰 사무관을 사칭한 콜센터 조직원으로부터 법원등기 배송 전화를 받았다. 이어 검사 사칭범의 지시에 따라 휴대폰 1대를 추가 개통하고 이틀간 부산, 울산 등 호텔 2곳에 셀프감금되었다.
검사 사칭범은 이 과정에서 A씨가 범죄에 연루되어 자금전수조사 필요하고 이를 위해 금융감독원 출입이 승인될 때까지는 임시 보호관찰을 위해 숙박업소 입실할 것을 지시했다.
또 가짜 웹사이트에 접속해 본인 사건 관련 위조된 구속영장과 거래내역 등 확인하도록 했다.
이를 믿고 셀프감금하고 돈을 마련 중이던 A씨는 지난 25일 오후 4시 40분께 세번 째 감금 장소인 울산 남구 삼산동의 한 호텔로 이동하기 위해 택시에 올랐다. 당시 택시 라디오에서는 울산경찰청 강력계 소속 경찰관이 보이스피싱 사례를 설명하는 생방송이 진행 중이었다. 우연히 이를 듣고 있던 A씨는 그제야 자신이 동일한 상황임을 깨닫게 되었다. A씨는 곧장 울산북부경찰서로 찾아가 자신을 상황을 설명했고 5000만원을 잃어버릴 뻔했던 피해를 예방할 수 있었다.
당시 TBN울산교통방송에서는 울산경찰청과 협업해 보이스피싱 특집 편성 방송이 진행되고 있었다. 지난 5월부터 매월 1회에 걸쳐 범인 음성, 최신수법 등을 알려주며 보이스피싱 범죄 예방 프로그램이었다.
한편, 이달 들어 캄보디아 피싱범죄 조직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현지에서 검거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도 피싱 범죄는 계속되고 있다.
울산에 거주하는 70대 여성 B씨는 지난 15일 금융기관 직원을 사칭하는 콜센터 조직원으로부터 “통장에서 현금을 인출하려는 사람이 있다”라는 전화를 받았다. 이어 또 다른 경찰관 사칭범이 영상통화로 제복을 착용한 모습을 보여주며 피해가 예방되었다고 B씨를 안심시켰다.
이 과정에서 B씨는 휴대전화기에는 악성앱과 원격제어앱이 설치되었다. 이어서 금융감독원, 검사 사칭범들이 B씨에게 전화를 걸어 “자금 전수조사를 위해 골드바를 구매해야 한다”라며 속이고 1억원 상당의 적금을 해지하도록 했다.
다행히 B씨는 다음날 중울산농협 상방지점에 방문해 수표로 1억원의 출금을 하려다 이를 이상하게 여긴 은행원의 신고로 피해를 막을 수 있었다.
당시 은행원은 출금 목적 질문에 ‘전세자금’이라고 하면서 세입자 연락처는 밝히기를 거부하는 B씨의 행동이 의심 의심스러워 신고하게 됐다. 울산경찰청은 이 은행원에게 감사장을 수여할 예정이다.
울산경찰청 관계자는 "최근 은행원 사칭 미끼전화에 이어 경찰을 사칭하는 신종 범행수법이 중장년층을 상대로 발생하고 있다"라며 "고액 인출 시 112신고 등 울산경찰청과 금융기관의 협업이 강화되자 수표 피해는 감소한 반면 골드바 매입 지시, 체크카드를 수거해 출금하는 수법으로 인한 피해가 늘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라고 당부했다.
ulsan@fnnews.com 최수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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