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분석 외부 연구용역 공모
국내 기준금리가 지난 5월 말부터 연 2.50% 수준을 유지하는 가운데 미국이 지난달 금리를 내렸음에도 원·달러 환율이 달러당 1430원을 넘어서자 외환당국이 원인 분석에 나섰다. 통화정책 변화에 따른 내외금리차 변동이 얼마나 원·달러 환율에 영향을 끼치는지를 추산하고, 추가 원화약세 요인 파악에 나선 것이다.
22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통화정책국은 지난 21일 '한미 통화정책의 원·달러 환율에 대한 외환시장 국면별, 통화정책 기조·성격별 영향 분석'을 주제로 외부 연구용역 공모를 시작했다. 내외금리차 발생 원인을 한국과 미국의 통화정책 변화로 구분해 이에 따른 환율 변화를 구체화하는 것이 목표다.
한은 관계자는 "국내 기준금리 조정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정책금리 조정에 따라 환율이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파악하려는 것"이라며 "내외금리차뿐만 아니라 리크스 프리미엄 등 다른 경로나 외환시장 및 통화정책의 특성별로 환율에 더 큰 영향을 끼치는 상황이 있는지 분석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내외금리차가 축소되고 있음에도 최근 원·달러 환율 변동성은 확대되고 있다. 통상 내외금리차가 축소되면 외국인이나 국내 투자자들이 달러자산을 덜 선호하게 돼 달러가치가 하락하고, 외국인 자금이 한국으로 유입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원화가치가 상승하는데 반대 상황이 펼쳐지고 있는 것이다.
한은에 따르면 올해 내외금리차는 5월 한은의 0.25bp(1bp=0.01%p) 금리인하 이후 역대 최대 수준인 2%p로 벌어졌다가 9월 연준의 정책금리 인하로 1.75%p로 줄었다. 그러나 월별 평균 환율은 6월 1365.2원에서 9월 1392.4원으로 30원 가까이 급등했다. 이달만 보면 평균 환율(1~21일)이 1417.1원을 기록, 넉 달 사이 상승 폭이 약 60원에 달한다.
권아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은 비교적 높은 1420원대에서 정체된 흐름이 지속되고 있다"며 "원화가치는 견조한 외국인 순매수와 4000을 눈앞에 둔 코스피지수 등과도 마이너스 상관계수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원화의 가치 절하 폭은 주요국 통화 가운데 가장 크다. 올해 7월 말 이후 달러 대비 원화 가치는 3.1% 절하됐다. 유로화(1.56%)와 영국 파운드(0.88%), 스위스 프랑(2.14%) 등의 달러 대비 가치가 오른 것과 대조적이다. 일본 엔화(-1.73%)와 캐나다 달러(-1.38%)도 가치가 떨어졌으나 원화의 약세 폭이 더 컸다.
특히 외환당국이 이달 13일 외환시장에서 구두 개입에 나섰지만 원화 변동성은 확대되고 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3.7원 오른 1431.5원에서 출발했다. 지난 5월 2일(1436원) 이후 약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개장가다.
eastcold@fnnews.com 김동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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