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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망 장애 한달] ① 이제 60%대 복구…언제 정상화되나

연합뉴스

입력 2025.10.23 05:55

수정 2025.10.23 05:55

복구시기 10월 말→11월 20일까지로 미뤄져…인력 집중 투입에도 속도 더뎌 "DR시스템·통합설계 부재 복구 지연 원인"…경찰, '작업 부주의'에 사고원인 무게
[행정망 장애 한달] ① 이제 60%대 복구…언제 정상화되나
복구시기 10월 말→11월 20일까지로 미뤄져…인력 집중 투입에도 속도 더뎌
"DR시스템·통합설계 부재 복구 지연 원인"…경찰, '작업 부주의'에 사고원인 무게

[※ 편집자주 = 지난달 26일 대전 국가정보자원관리원에서 발생한 화재로 정부 전산시스템이 마비된 지 한달이 지났지만, 복구율은 아직 60% 수준에 머물러 있습니다. 연합뉴스는 복구가 더딘 원인과 정상화 시기 전망, 정부차원의 재발방지책 논의 상황, 정부 IT 인프라 개선과 관련한 전문가 의견 등을 담은 기획기사 3건을 일괄 송고합니다.]
화재 합동 감식 현장 (출처=연합뉴스)
화재 합동 감식 현장 (출처=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양정우 이주형 기자 = 오는 26일이면 국가정보자원관리원(이하 국정자원)에서 발생한 화재로 정부 행정정보시스템이 먹통이 된 지 만 한 달이 된다.

지난달 26일 국정자원 대전센터 5층 전산실에서 리튬이온배터리 이설 작업 중 발생한 화재로 센터 내 전체 709개 시스템이 마비됐다. 화재 초기 진압이 어려워지자 물리적인 피해가 더욱 커질 것을 우려한 국정자원 측이 전원을 차단하며 시스템이 셧다운됐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를 구성해 사고 수습에 나선 정부는 연일 800명이 넘는 민·관 인력을 투입해 복구 작업에 고삐를 죄어왔으나, 시스템 복구는 아직 60%대 수준에 머물러 있다.

정부는 당초 대전센터 내 시스템 복원과 일부 시스템의 대구센터 이전·구축에 약 한 달가량의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됐다. 10월 말이면 시스템 재정비가 가능할 것으로 봤다.

하지만 서버 분진 제거 등 복구작업이 예상보다 더디게 진행되고, 기존 복구 계획에도 변화가 생기며 목표 복구 시점은 미뤄지게 됐다.

정부는 대구센터 이전·구축을 제외한 전체 시스템의 약 97%를 당초 목표보다 한 달가량 늦춰진 11월 20일까지 복구하겠다는 계획을 제시했다.

다만, 전체 시스템이 완전 복구되는 시점은 명확히 밝히지 않고 있다. 복구 상황이나 여건에 따라 목표 시점이 뒤로 더 미뤄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 장애 한 달에도 복구율 60%대…"이중화·통합설계 부재 탓"
전날인 22일 오후 기준 국정자원 장애 시스템 복구율은 63.5%다. 화재로 멈췄던 709개 시스템 중 450개가 사고 한 달 만에 복구됐다.

행정정보시스템은 국민 안전과 재산, 경제활동에 미치는 영향 등 중요도에 따라 최고 1등급에서 4등급까지 분류된다.

이에 따라 정부는 등급이 높은 시스템부터 우선 복구작업을 진행해 왔다. 1등급으로 분류된 40개 중 38개(80.0%)가 복구됐으며, 2등급은 68개 중 49개(72.1%)가 정상화됐다. 그 외 3·4등급 시스템은 복구율이 50∼60%대를 기록하고 있다.

10월 말까지 약 4주간 복구작업을 마무리 짓겠다던 정부가 목표 시점을 뒤로 물린 데에는 화재가 불이 난 전산실을 넘어 인근 전산실과 장비에도 큰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불이 시작된 대전센터 5층의 7-1 전산실의 경우 모든 장비가 전소됐다. 7-1 인근 7·8전산실은 화재로 인한 분진 피해가 극심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국정자원 화재 관련 중대본 회의 주재하는 윤호중 장관 (출처=연합뉴스)
국정자원 화재 관련 중대본 회의 주재하는 윤호중 장관 (출처=연합뉴스)

분진 피해를 본 시스템을 재가동하기 위해서는 내부 분진 제거가 필수인데, 장비를 해체한 뒤 분진을 떨어내고 재조립해 가동하는 데 상당 시간이 소요됐다.

화재에 직접 피해를 보지 않은 센터 2∼4층 전산실 시스템도 많은 부분이 5층 각 전산실 시스템과 연계 운영됐던 탓에 시스템 재가동을 위해서는 5층 시스템을 함께 손봐야 하는 상황이 반복됐다. 이는 복구작업이 속도를 내기 어려운 요인으로 꼽힌다.

중대본부장인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은 지난 14일 국회 행안부 국정감사에서 정보시스템 복구계획을 묻는 질의에 "1·2등급 시스템 복구는 10월 말을 목표로 하고 있다"면서도 "완전히 소실된 7-1 전산실에 있던 시스템 복원을 11월 20일경까지 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복구 작업 상황과 별개로 이번 사고로 드러난 '재난복구(DR·Disaster Recovery) 시스템' 부재는 행정망 공백 사태가 오래 지속되는 근본 원인으로 지목됐다.

화재나 지진 등 각종 재난 상황에서 행정망이 먹통이 될 경우 민간 클라우드 등 다른 곳에 미리 구축해둔 '쌍둥이 시스템'이 작동해 서비스가 중단되는 최악의 상황은 피했어야 했으나 정부는 이런 대비가 크게 미흡했다.

정부는 2022년 '카카오 먹통사태' 당시 서버 관리 등에 대한 문제가 제기되자 장애 시 DR시스템을 활용해 3시간 이내 복구를 장담했지만, 결국 '허언'이 됐다.

이번 사태를 바라보는 IT 관련 학계에서는 시스템 복구율이 지지부진한 배경으로 애당초 정보시스템 설계에 문제가 많았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한다.

문송천 카이스트 경영대학 명예교수는 최근 연합뉴스와 전화통화에서 "정보시스템을 설계할 때 통합설계 방식을 택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통합 데이터 지도가 만들어졌다면 어느 부분이 문제가 있는지 나올 것이고 그 부분만 다시 설계해서 복구하면 됐지만, 그렇게 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시스템 연계 문제로 인해 복구율이 정체됐다는 건 애당초 행정망 시스템 통합 설계를 안 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 경찰, 화재원인 '작업 부주의' 무게…"불법 하도급도 확인"
국정자원 화재를 수사하는 경찰은 이번 사고 원인으로 리튬배터리 이전 작업 간 부주의에 무게를 두고 있다.

대전경찰청 국정자원 화재 전담수사팀은 현재까지 국정자원 직원과 감리업체 직원, 공사업체 관계자 등 5명을 업무상 실화 혐의로 입건했다.

압수수색 마치고 나오는 경찰 (출처=연합뉴스)
압수수색 마치고 나오는 경찰 (출처=연합뉴스)

경찰에 따르면 화재 당시 작업자들은 주 전원(메인차단기) 차단 후 부속 전원(랙 차단기) 차단 없이 배터리 분리 작업을 진행했다.

분리한 전선에 절연 테이프를 부착하는 등 기본적인 작업도 하지 않았고, 통상 배터리 이설 작업 시 활용하지 않는 전동 드릴을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정전기 발생을 방지하는 절연 처리된 작업 공구와 작업복 등도 착용하지 않은 채 작업을 벌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화재는 국정자원 5층 전산실의 무정전·전원장치(UPS) 리튬이온배터리를 서버와 분리해 지하로 이전하기 위한 배터리 케이블 분리 작업 도중 발생했다.

작업자들은 과거 UPS 서버 설치 작업을 한 적은 있지만, 서버와 배터리를 분리해 이전하는 작업은 아예 해 본 적이 없다고 경찰에 일관된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이 확보한 로그 기록상 최초 발화한 것으로 추정되는 배터리 충전율은 90%였는데, 보정률을 감안하면 실제 충전율은 80% 수준이라는 전문가 진술도 확보했다.

경찰은 보다 정확한 화재 원인을 규명코자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현장 수거물 분석 등을 의뢰한 상태다. 결과는 내달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수사팀 관계자는 "작업자 모두 기존 장치를 해체하는 작업에는 경험이 없다 보니 충전율이 높은 배터리를 해체하면서도 절연작업 등에 소홀했던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현재 참고인 조사, 현장 수거물 분석을 어느 정도 끝낸 상태로 정밀 감정 결과를 받는 대로 정확한 원인을 규명할 방침"이라며 "국과수의 재연실험을 포함해 내달 안으로는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경찰은 이와 별도로 공사를 진행해야 할 업체가 불법적으로 하도급을 준 혐의(전기공사업법 위반)로 이번 공사 관련 5개 업체에 대한 수사도 병행하고 있다.

앞서 배터리 이전 작업을 국정자원으로부터 낙찰받은 2개 업체는 제3의 업체에 작업을 맡겼고, 낙찰 업체와 전혀 관련 없는 근로자들이 작업에 일괄 참여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 관계자는 "전반적인 작업 부주의와 불법 하도급 문제 등이 확인돼 공사 진행 상황 관련 추후 조사 결과에 따라 입건 대상이 늘어날 수 있다"고 예상했다.

eddie@yna.co.kr, coole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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