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채굴보다 제련이 핵심…역량 없으면 통제" 트라피구라 CEO의 경고

뉴스1

입력 2025.10.23 09:27

수정 2025.10.23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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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양새롬 기자 = 세계 최대 광물 중개 기업 트라피구라(Trafigura)의 리처드 홀텀 최고경영자(CEO)가 "국가안보의 관점에서 핵심은 채굴이 아니라 제련"이라고 강조했다.

희소금속 공급망을 둘러싼 미국과 중국 간 갈등이 심화하는 가운데 채굴보다 제련 인프라 확충에 나서야 한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23일 시장조사기관 패스트마켓에 따르면 홀텀 CEO는 지난 13일(현지 시각) 영국 런던에서 열린 런던금속거래소(LME) 금속 세미나에서 "채굴은 세계 어디서든 이뤄질 수 있지만 제련·정련 역량이 없으면 특정 국가의 통제에 놓이게 된다"며 "제련 능력을 갖춘 국가는 스위치를 켜거나 끌 수 있는 권한을 갖게 된다"고 지적했다.

홀텀 CEO는 이어 "희소금속 생산은 전통적인 기초금속 제련 인프라에 의존한다. 연(Lead) 제련소가 없으면 안티모니를, 아연 제련소가 없으면 게르마늄과 갈륨을 얻을 수 없다"며 "각국이 보유한 다양한 인프라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정부의 역할을 강조하며 호주의 안티모니 생산 재추진 사례를 소개했다.

홀텀 CEO는 호주를 "서방 국가 중 제련 인프라 강화에 가장 앞서 있는 나라"로 평가하며 "최근 미국도 특정 핵심 광물의 수출통제 조치 이후 제련 인프라 확대에 관심을 보이고 있지만, 현재 미국에는 기초 아연 제련소가 단 한 곳만 남아 있다"고 지적했다.


패스트마켓 보도에 따르면 그의 발언은 호주 정부가 글렌코어(Glencore)의 마운트 아이자(Mount Isa) 동 제련소와 타운스빌(Townsville) 정련소에 대해 6억 호주달러(약 3억9500만 달러) 규모의 금융 지원책을 발표한 지 불과 일주일 만에 나왔다.

업계에서는 이번 발언을 '서방의 원자재 전략 재편을 촉구하는 메시지'로 해석하고 있다.
트라피구라 출신 원자재 컨설턴트 새뮤얼 바시는 링크드인에서 "흥미로운 메시지"라고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