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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계천 복원 20년, '쉬리' 등 어종 8배 증가

연지안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10.23 09:59

수정 2025.10.23 09:37

청계천 학술조사에서 확인된 주요 어종.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공
청계천 학술조사에서 확인된 주요 어종.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공

[파이낸셜뉴스] 청계천 복원 20주년을 맞으면서 청계천 어류 종수가 8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건강한 하천 지표종인 ‘쉬리’ 치어도 최초로 발견됐다.

국립중앙과학관은 청계천 복원 20주년을 맞아 올해 서울시설공단과 공동으로 실시한 담수어류 학술조사 결과, 총 32종 1품종을 확인해 복원 전 4종에 비해 어류 종수가 8배 증가했다고 23일 밝혔다.

특히 수질이 깨끗하고 산소가 풍부한 여울에서만 서식하는 쉬리 치어를 청계천 상류 구간에서 최초로 발견해 청계천 일부 구간이지만 쉬리가 살 수 있는 서식환경이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음을 확인했다.

이번 조사는 상류인 청계광장 인근 모전교에서 하류인 중랑천 합류부까지 6개 지점을 대상으로 4월부터 9월까지 세 차례 실시됐으며, 20년 간 동일한 조사 지점을 선택해 어류상 변화를 객관적으로 비교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올해 공동학술 조사를 통해 총 7목 9과 32종 1품종 6700여 개체를 확인했다. 분류체계에 따라 살펴보면, 잉어목 어류가 23종 1품종으로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망둑어목이 4종이었다. 우점종은 전체 개체 수의 약 38.1% 비율을 차지한 피라미이며, 아우점종은 참붕어(17.2%), 대륙송사리(12.7%) 등의 순으로 우세하게 출현했다.

한국고유종은 각시붕어, 줄납자루, 쉬리, 몰개, 참갈겨니, 얼룩동사리 등 6종, 외래종은 이스라엘잉어, 구피, 배스 등 2종 1품종이었으며, 이 중 인위적 영향으로 유기된 것으로 추정되는 관상 어종인 구피 7개체와 생태계 교란 야생생물인 배스 1개체가 확인됐다. 현장에서 포획된 어류는 자연환경 보호를 위해 현장 확인 후 채집된 장소에 방류했다.

조사 구간별로 살펴보면, 상류(모전교~마전교)에서는 쉬리, 버들치, 참갈겨니 등 유속이 빠르고 산소가 풍부한 환경에 적응한 어종이 발견됐다. 중류(황학교~고산자교)에서는 참붕어, 줄몰개, 모래무지 등 유속이 완만하고 돌과 모래 등 다양한 하상 구조에 적응한 종, 하류(중랑천 합류부)에서는 대륙송사리, 납지리, 참붕어 등 유속이 느리고 수질에 대한 내성이 있는 종들이 확인돼 지점별로 뚜렷한 생태적 특성이 나타났다.

국립중앙과학관은 이번 조사 성과를 시민들과 공유하기 위해 서울시설공단과 함께 24일부터 30일까지 '청계어록' 청계천 담수어류 공동 학술연구성과 특별전을 마련했다. 청계천 복원 20년 여정을 담은 AI 활용 영상, 한국의 민물고기 세밀화, 청계천 민물고기 탐사대 기록 등 다양한 콘텐츠가 어우러져 시민들이 도심 생태 하천의 소중함을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꾸며졌다.


국립중앙과학관 권석민 관장은 “이번 학술조사를 통해 훼손된 생태계라도 인간의 꾸준한 노력과 협력을 바탕으로 자생적인 생태 회복력을 되찾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한 소중한 사례였다”며 “특히 이번 기관 간 협업 모델을 바탕으로 더 많은 시민들이 자연에 대한 흥미와 과학적 호기심, 세심한 관찰력과 탐구력을 기를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해나가겠다”고 말했다.jiany@fnnews.com 연지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