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김근욱 기자 =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기준금리를 연 2.5%로 동결했지만, 시중 대출금리는 다시 꿈틀대고 있다.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에 하락했던 '시장금리'가 반등세로 돌아서고 있기 때문이다.
금통위는 23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현 수준으로 유지하기로 했다. 지난 7월과 8월에 이어 세 번째 동결이다.
이번 결정의 배경에는 '집값'이 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이날 "금리를 인하했을 때 부동산 가격 가속화 위험이 있다"며 "수도권 집값이 소득수준이나 사회안정 유지에 과도한 수준"이라고 동결 배경을 밝혔다.
대출 금리는 '꿈틀'
기준금리 동결에도 시중 대출금리는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달 5대 은행의 평균 가계대출 금리(신규취급액 기준)는 4.15%로, 전월(4.10%)보다 0.05%포인트(p) 상승했다. 미세한 오름폭이지만 지난 6월(4.07%) 이후 석 달 연속 상승세다.
이는 '시장금리'가 반등했기 때문이다. 23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은행채 5년물(AAA) 평균 금리는 지난달 30일 3.005%에서 이달 1일 3.025%로 올랐다. 은행채 금리가 3%대를 회복한 것은 지난 3월 이후 반년 만이다. 은행채 금리는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고정금리의 기준이 되는 지표다.
시장금리는 향후 기준금리 흐름을 선반영해 움직이는 특성이 있다. 당초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에 하락했던 금리가, 인하 시점이 예상보다 늦춰질 것으로 보이자 다시 상승세로 돌아선 것으로 풀이된다.
예·적금 금리도 같이 오른다
시장금리 상승에 맞춰 예·적금 금리도 인상되는 추세다. 하나은행은 전날 '하나의 정기예금' 최고금리를 연 2.55%에서 2.60%로 인상했다. 지난달 1일 이후 두 번째 인상이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해당 상품은 시장 금리 변동이 수시로 적용되는 상품"이라고 설명했다.
인터넷전문은행인 카카오뱅크도 지난 17일 정기예금(1년 만기) 금리를 2.50%에서 2.60%로, 자유적금(1년 만기) 금리를 2.70%에서 2.80%로 각각 0.10%포인트(p) 올렸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최근 시장금리 상승 흐름을 반영한 조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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