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육개발원 이희현 선임연구위원
유데모니아 관점으로 학생 유형 분석
유데모니아 관점으로 학생 유형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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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우리나라 중고등학생 10명 중 3명은 행복하지 않은 삶을 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학업성취와 입시 위주의 교육을 지속해 오고 있는 현재의 교육정책을 학생 웰빙, 행복한 삶을 위한 교육으로 삼고 이를 지원하기 위한 정책 설계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한국교육개발원(KEDI) 이희현 선임연구위원은 23일 '유데모니아 관점에서 학생 삶의 유형과 특징'을 설명하면서 중고등학생의 진정한 행복은 단순한 학업 성취가 아닌, 내재적 가치를 추구하며 자기실현하는 유데모니아적 삶에서 비롯된다고 지적했다.
이 선임연구위원은 중고등학생 1167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중고등학생의 삶을 유데모니아 관점에서 유형화했다.
그 결과, 자기실현 추구형인 학생은 17.6%로, 행복을 가져오는 삶을 살고 있다.
이 위원은 "이러한 현상은 현행 입시 위주의 교육이 학생들이 진정한 행복을 느끼고 삶의 의미를 찾아가는 과정을 간과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행복하지 않은 학생들은 경제적 어려움을 겪거나 희망 직업이 없는 경우가 많아, 사회·경제적 요인이 학생들의 행복에 미치는 영향 또한 크다는 분석이다.
그는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 사회와 정부는 학생들이 학업 성취를 넘어 '유데모니아'적 삶을 경험할 수 있도록 교육 정책의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할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학생들이 경쟁에서 승리하는 것을 넘어, 자신을 존중하고 타인과 공존하며, 스스로 의미 있는 삶을 설계하고 실현할 수 있도록 우리 사회 모두의 관심과 노력이 요구된다는 것이다.
이를위해서는 우선, 교육 과정 전반에 걸쳐 학생들의 내재적 동기와 자기실현을 촉진하는 프로그램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성적 위주의 평가 방식에서 벗어나 학생들이 스스로 목표를 설정하고, 주도적으로 탐구하며, 자신의 강점을 발견하고 발전시킬 수 있는 기회를 충분히 제공해야 한다는 것. 교실이 단순히 지식 전달의 공간이 아니라, 학생들이 의미 있는 경험을 통해 성장하는 장이 돼야 한다.
또한 사회적 지원이 필요한 학생들을 위한 더욱 섬세하고 다각적인 정책 지원이 필수적이다. 그는 "'불행한' 유형의 학생들이 경제적 어려움과 미래 불확실성에서 오는 좌절감을 극복할 수 있도록 실질적인 사회·심리적 지원은 물론, 진로 탐색 기회를 확대하고 미래 직업 세계와 연계된 맞춤형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학생들이 처한 환경에 관계없이 자신의 가치를 찾고 꿈을 꿀 수 있도록 튼튼한 교육 사다리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교사들의 역할을 재정립하고 전문성을 강화해야 한다. 교사들이 단순한 지식 전달자를 넘어 학생들의 정서적 지지자이자 삶의 멘토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연수와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 이들이 학생들이 스스로 내재적 가치를 찾고 심리적 욕구를 충족하는 데 도움을 주는 '행복 코치'로서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야 한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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