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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국가부채 5.4경원 돌파…셧다운 속 재정 붕괴 경고

김경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10.24 07:01

수정 2025.10.24 07:00

팬데믹 이후 가장 빠른 부채 누적, 단 2개월 만에 1조달러 증가
인플레이션·고금리 악순환 심화 우려
트럼프 행정부 "적자 3500억달러 감축" 주장
미국 국가부채 추이. 연합뉴스
미국 국가부채 추이.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미국 정부가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 상태에 들어간 가운데 총국가부채가 사상 처음으로 38조달러(약 5경4625조원)를 넘어섰다. 불과 8월에 37조달러를 기록한 지 두 달 만으로,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시기를 제외하면 역대 가장 빠른 속도의 부채 증가세다.

미 재무부가 23일(현지시간) 공개한 재정 일일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의 총국가부채(Gross National Debt)는 38조달러를 돌파했다. 이는 미국 경제의 장기적인 재정 건전성에 경고등이 켜졌음을 의미한다.

조지 W. 부시 행정부 시절 재무부에서 근무했던 펜실베이니아대 켄트 스메터스 교수는 AP통신에 "부채가 누적되면 결국 인플레이션이 높아지고 국민의 구매력이 떨어진다"며 "높은 물가로 인해 미래 세대가 주택을 구입하거나 자산을 축적하기 어려워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 회계감사원(GAO) 역시 정부 부채 증가가 개인의 대출금리 인상, 기업 투자여력 축소, 상품·서비스 가격 상승 등 실물경제 전반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고 분석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출 억제와 세입 확대로 적자 감축세가 나타나고 있다고 강조했다. 미 재무부의 새 분석에 따르면 4~9월 누적 재정적자는 4680억달러로, 2019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은 이날 엑스(X)에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8개월 동안 적자가 전년 같은 기간보다 3500억달러 줄었다"며 "지출 절감과 세입 확대로 재정건전성을 되찾고 있다"고 밝혔다. 백악관 대변인 쿠시 데사이는 "행정부는 경제성장, 낮은 인플레이션, 관세수입 확대, 차입비용 절감, 낭비·사기·부패 근절을 통해 지속적인 적자 축소를 추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 의회 합동경제위원회는 "지난 1년 동안 미국의 국가부채는 초당 6만9713.82달러씩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피터 G. 피터슨 재단의 마이클 피터슨 회장은 "정부가 셧다운 상황에서도 38조달러 부채에 도달한 것은 의회가 기본적인 재정 책임을 다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불길한 신호"라고 비판했다. 그는 "부채가 늘면 이자 비용도 함께 불어나는데, 이는 현재 예산에서 가장 빠르게 증가하는 항목"이라며 "지난 10년간 4조달러를 이자비용으로 썼고 향후 10년간은 14조달러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국의 부채는 2024년 1월 34조달러, 7월 35조달러, 11월 36조달러를 각각 넘어선 데 이어 불과 10개월 만에 2조달러 이상이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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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m@fnnews.com 김경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