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남주현 기자 = 한국은행이 10월통화정책방향회에서도 기준금리를 2.5%로 3회 연속 동결을 선택하면서 시장의 관심은 추가 인하 시점으로 옮겨가고 있다.
시장에서는 금융통화위원들이 외환시장 불안과 정부의 부동산 대책 효과를 확인하려 들 것이라는 점에서 사실상 연내 인하가 어려워졌다는 시각이 나온다.
다만 내년에도 성장세가 잠재성장률을 밑돌 것으로 전망되고 이창용 총재가 연내 인하 여지를 남겼다는 점에서 11월 금리 인하 전망도 유효하다는 의견도 있다.
24일 한은에 따르면 전날 금통위는 통화정책방향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종전 2.50%로 3회 연속 동결했다.
소비와 수출을 중심으로 성장세가 개선되는 상황에서, 정부의 부동산 대책 효과와 환율 변동성 등 금융 안정 상황을 좀 더 면밀히 살필 필요가 있다는 점에서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금리 인하 시 투자 비용이 줄어 부동산 가격 상승을 가속화할 수 있다"면서 "7월 이후 동결이 이어지며 인하 사이클은 유지하되 속도와 폭이 조절될 것이라는 기대가 생길 것"이라고 했다.
시장에서는 이번 금통위를 다소 매파적으로 해석하는 분위기다. 포워드 가이던스에서 금리 인하 의견이 5명에서 4명으로 줄었고, 한은 총재의 부동산 불안에 대한 우려가 높았다는 점에서다.
채권시장은 약세를 보이며 연내 금리 인하 기대를 밀어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전날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전장대비 3.3bp 오른 2.605%에 마감했다. 5년물과 10년 물은 각각 3.4bp, 4.3bp 뛰었다.
반도체 경기 호조에 따른 수출 경기 개선과 민간 소비 회복세 등에 대한 평가도 연내 금리 인하 기대를 낮췄다.
한은은 10월 경제상황 평가에서 반도체 경기 호조와 외국인 관광객 재선 등의 영향으로 올해와 내년 경상수지 흑자규모는 지난 전망을 상회할 것으로 언급했다.
8월 한은이 내놓은 올해와 내년 경상수지 흑자는 1100억 달러와 850억 달러다. 경상수지 개선에 따라 성장률이 상향에 대한 기대도 높아졌다.
한은이 8월 내놓은 올해와 내년 성장률 전망치는 각각 0.9%와 1.6%다. 성장률 개선은 금리 인하 기대로 이어진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부동산 관련 금융 안정 문제에도 불구하고 경기 부양 관점에서 예상된 연내 인하가 내년 1분기로 미뤄질 가능성이 크다"며 "11월 인하 가능성도 있지만 쉽지 않다"고 평가했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정부의 강도 높은 부동산 수요 억제 정책을 고려하면 한은이 11월 금리 인하를 단행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라고 했다.
이어 "최근 반도체 중심의 수출 개선 등을 고려하면 경기 하방 리스크는 다소 완화되고 있다는 점에서 내년 재정 확장과 정책 공조 차원에서 1회 인하가 가능할 것"이라고 봤다.
박준우 하나증권 연구원도 한은의 연내 금리 동결을 예상했다. 박 연구원은 "단기에 부동산 대책 효과를 확신할 수 없고, APEC 정상회의에서 불확실성 완화에 대한 기대가 커졌다"고 봤다.
그러면서 "반면 미·중, 한·미 협상의 난항 가능성은 여전해 환율 변동성 확대 위험이 여전히 크고, 성장률 상향 조정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반면, 동결 결정에도 인하 소수 의견이 유지됐고, 3개월 내 인하 가능성에 과반수가 동의했다는 점에서 11월 인하 여지가 남았다는 해석도 나온다.
이날 회의에서 동결에도 신성환 위원이 8월에 이어 인하 소수 의견을 이어갔고, 금통위원 6명 중 4명이 3개월 내 금리 인하 가능성을 열어뒀다.
이 총재의 "부동산 대책으로 가계부채 위험이 많이 해소됐다"는 발언과 "부동산 가격이 높아도 계속 (인하를) 기다리는 건 아니다"는 언급도 비둘기파적 해석을 낳으며 11월 금리 인하 기대로 이어지고 있다.
김성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마이너스 아웃풋 갭 상황에서는 기준금리를 내려야 한다"며 "성장 측면에서 추가 인하가 필요하고, 부동산 가격이 하락할 때까지 기다릴 수 없다.
이어 "다음 회의에서는 인하 명분이 더욱 강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웃풋 갭은 잠재성장률과 실질성장률의 차이로 마이너스는 실질이 잠재에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다.
백윤민 교보증권 연구원은 11월 인하를 예상했다. 그는 "10월 금통위를 비둘기파적으로 해석하기 어렵다"면서도 "인하 기대가 약해진 것은 사실이지만 여전히 추가 금리인하의 필요성은 유효하다"고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njh32@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