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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아 뇌종양, WHO 새 기준 적용하니…예후나쁜 '이 질환'

뉴시스

입력 2025.10.24 08:51

수정 2025.10.24 08:51

과거 진단 조직, 최신 WHO 기준으로 재분류
[서울=뉴시스] WHO CNS5 기준에 따른 소아 악성 뇌종양 재분류 결과. (사진= 서울대병원 제공)
[서울=뉴시스] WHO CNS5 기준에 따른 소아 악성 뇌종양 재분류 결과. (사진= 서울대병원 제공)
[서울=뉴시스] 류난영 기자 = 국내 연구팀이 소아 악성 뇌종양 환자의 진단을 최신 세계보건기구(WHO) 기준에 따라 재분류한 결과, 과거 교모세포종이나 원시신경외배엽종양 등으로 진단됐던 사례 중 절반 이상(52.6%)이 '소아 고등급 교종'(pHGG)으로 새롭게 분류됐다.

24일 서울대병원에 따르면 김승기·김주환 소아신경외과 교수와 박성혜 병리과 교수 연구팀이 1997~2023년 서울대어린이병원에서 수술 받고 과거에 교모세포종, 역형성 성상세포종, 역형성 희소성교아성상세포종 등으로 진단된 78명의 조직을 WHO 최신기준으로 재분류한 결과 전체 78명 중 41명(52.6%)이 '소아 고등급 교종'으로 재분류됐다.

세부 아형은 ▲H3 K27 변이 광범위 정중선 교종(DMG-H3K27) 11명 ▲H3 G34 변이 광범위 반구 교종(DHG-H3G34) 5명 ▲H3/IDH 야생형 소아 광범위 고등급 교종(DpHGG-H3wt/IDHwt) 15명 ▲영아형 대뇌반구 교종(IHG) 10명이었다.

또 TP53 변이가 70.8%에서 발견됐고, 특히 H3/IDH 야생형 아형의 절반(50%)에서 리프라우메니증후군·신경섬유종증 1형·유전성 불일치복구결핍증후군 등 암소인 증후군(CPS)이 동반돼 유전 검사와 가족 상담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예후 분석 결과, 영아형 대뇌반구 교종은 다른 아형에 비해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생존율이 높았다.

2년 생존율은 92.3%, 5년 생존율은 73.8%였으며, 수술 전절제(GTR)를 시행한 환자군이 비전절제 환자군보다 생존율이 유의하게 더 높았다.

소아 악성 뇌종양은 전체 소아암의 약 20%를 차지하며 소아기 암 사망의 주요 원인 중 하나다. 이 가운데 소아 고등급 교종은 뇌의 신경교세포에서 발생하는 악성 종양으로, 성장 속도가 빠르고 재발이 잦으며 치료에도 불구하고 예후가 불량한 난치성 질환이다.

최근 연구를 통해 이러한 소아 고등급 교종이 성인에서 발생하는 교모세포종과는 생물학적·유전학적으로 전혀 다른 독립 질환군임이 확인되면서, 기존의 성인 기준으로 진단·치료를 적용해 온 방식의 한계가 제기됐다.

이에 2021년 개정된 WHO 기준은 과거의 소아 교모세포종·원시신경외배엽종양 등의 진단명을 삭제하고, 새롭게 '소아형 광범위 고등급 교종' 범주를 도입했다.

이번 결과는 기존 진단 체계로는 질환별 예후를 명확히 구분하기 어려웠으며, 최신 WHO 기준을 적용한 통합 분류가 임상적 예측력을 높일 수 있음을 보여준다.

연구팀은 영아기 발병 특성과 비교적 좋은 예후를 고려할 때, 불필요한 방사선 치료는 장기적인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어 환자 상태와 수술 범위에 따라 치료 강도를 조절하는 맞춤형 접근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소아 고등급 교종의 임상·분자유전학적 특성과 예후를 규명한 국내 최초의 대규모 분석으로, 향후 소아 악성 뇌종양 환자 맞춤형 치료 전략 수립에 기여할 것으로 연구팀은 내다봤다.

김승기 교수(소아신경외과)는 "이번 연구는 과거 소아 교모세포종으로 진단된 환자들을 분자 병리학적으로 다시 분석해 소아 고등급 교종의 정확한 분류와 예후를 규명한 의미 있는 연구"라며 "향후 환자 맞춤형 치료 전략 수립과 예후 개선에 기여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신경종양학 어드밴스'(Neuro-Oncology Advances) 최근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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