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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美고용축소 절반은 이민감소 영향...급격한 고용침체 제한적”

김동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10.24 11:19

수정 2025.10.24 11:05

도널드 트럼프 미국대통령의 반 이민정책에 항의하는 미국시민자유연맹등 인권단체의 시위대의 모습. 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대통령의 반 이민정책에 항의하는 미국시민자유연맹등 인권단체의 시위대의 모습. 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올해 미국 고용 감소의 약 절반이 트럼프 이민 제한 정책의 영향인 것으로 분석됐다. 다만 전반적 노동시장 수급 상황이 양호하고, 최근 순이민 규모가 트럼프 1기 수준까지 떨어진 만큼 미국 고용시장이 심각하게 침체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전망이다.

24일 한국은행이 24일 발표한 '미국 고용지표 둔화 요인과 현 노동시장 상황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의 비농업 취업자 수 증가 규모(전월 대비)는 2024년 월평균 16만8000명에서 올해 1·4분기 11만1000명으로, 5∼8월 중 2만7000명으로 감소했다. 이같은 고용 하방 우려에 지난달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는 9개월 만에 정책금리를 인하했다.

한국은행 제공.
한국은행 제공.
시장에서는 고용 둔화에 대해 기업의 노동 수요 자체가 줄었기 때문이라는 '수요 둔화론'과 이민 감소 등 노동 공급 제약이 원인이라는 '공급제약론'의 분석이 엇갈리고 있다.

고용 둔화가 경기 위축에 따른 노동수요 약화 때문이라는 수요둔화론은 기업들의 저조한 채용수요를 근거로 향후 노동시장 상황이 빠르게 악화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반면 이민 감소 등 노동공급 제약이 크게 작용했다는 이론을 바탕으로 하는 공급제약론은 여전히 양호한 내수 성장세를 근거로 노동시장 자체는 아직 견조하다는 입장이다.

한은이 올해 고용 감소의 원인을 분석한 결과, 약 45%가 이민 감소에 따른 노동 공급 축소에 따른 것으로 추정됐다.
관세 정책은 40%, 연방 공무원 감축은 8% 정도 기여한 것으로 평가됐다.

보고서를 작성한 정희완 한은 조사국 미국유럽경제팀 과장은 "분석 결과는 최근 고용 둔화에 이민 감소가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는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평가에도 부합한다"며 "전반적 노동시장 수급 상황은 아직 양호하고, 급격한 고용침체 발생 가능성도 작다"고 분석했다.


이어 "트럼프 1기 이민 억제 기조 아래 월평균 순이민이 5만∼6만명 수준(2017∼2019년·코로나 기간 제외)에서 유지된 사실을 감안하면, 순이민이 6만명대로 떨어진 현재 상황에서 이민 노동력의 추가적 급감 가능성은 작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한국은행 제공.
한국은행 제공.

eastcold@fnnews.com 김동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