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제약

비만치료제 개발 한창 "편의성·효능 높이고, 부작용은 줄인다"

강중모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10.27 15:34

수정 2025.10.27 15:39

주사 말고 알약, 복용 편의성 경쟁 본격화
경구용 외에도 패치, 약물지속성↑ 개발중
편의성 높이고 부작용 줄이는 개발 방향
챗GPT AI 이미지 생성
챗GPT AI 이미지 생성

[파이낸셜뉴스] GLP-1 계열 비만치료제가 글로벌 제약바이오 시장의 ‘게임체인저’로 자리 잡으면서, 주사제 중심의 치료 패러다임이 빠르게 바뀌고 있다. 복용 편의성과 효율서을 중심으로 제형을 다변화하고 복용 부담을 최소화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27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GLP-1 계열 비만체료제는 혈당을 낮추고 포만감을 높여 체중을 줄이는 기전으로 '위고비(성분명 세마글루타이드')와 '마운자로(성분명 티르제파타이드)'가 대표적이다.

이들 주사제는 주 1회 투여만으로 15~20%에 달하는 체중감량 효과를 입증하며 폭발적인 수요를 이끌었다. 하지만 주사에 대한 거부감, 피부자극, 냉장보관 등 복용 순응도를 떨어뜨리는 요인이 적지 않았다.



이에 따라 글로벌 제약사들은 이제 ‘효과 유지+복용 편의성’이라는 두 축을 놓고 경쟁을 벌이고 있다. 제형을 다변화해 부작용을 줄이고 복용 부담을 최소화하려는 시도다.

마운자로로 GLP-1 시장의 주도권을 잡은 미국의 일라이릴리는 경구용 비만치료제 ‘오포글리프론(Orforglipron)’을 앞세워 2막을 열고 있다.

GLP-1 계열 비만치료제의 한계와 최근 개선 방향성
구분 내용
대표 약물 삭센다, 위고비, 마운자로
주요 부작용 소화기 계통 : 오심, 구토, 변비, 복부 팽만감
대사 관련 : 저혈당(당뇨병 환자 병용 시)
기타: 피로감, 두통, 탈모, 담낭염 가능성
주요 단점 -매일 혹은 주 1회 주사제형 불편
상대적으로 비싼 약가, 접근성 저하
장기 복용 시 체중 재증가 우려
최근 개선방향 경구제형(알약)나 패치형 등 다양한 제형 개발 중
복합작용제(GLP-1+GIP+GCGR 등), 부작용 감소 및 효능 향상
지속형 제형으로 투약 빈도 감소

알약 형태로 체내에 안정적으로 흡수되도록 한 이 약물은, 구역·구토 등의 위장관 부작용 빈도도 낮아 ‘복용 편의성과 내약성’을 모두 잡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국내에서도 일동제약이 비슷한 기전의 경구용 비만치료제 임상에서 의미 있는 결과를 내며 가능성을 보여줬다. 한미약품은 최근 미국 길리어드사이언스에 ‘주사제를 경구제로 치환하는 플랫폼 기술’을 수출, 차세대 약물전달기술의 경쟁력을 인정받았다.

주사와 알약을 넘어 피부에 붙이거나 피하에 삽입하는 형태의 제형까지 연구가 확산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대웅제약이 세마글루타이드를 이용한 마이크로니들 패치형 비만치료제의 임상 1상 시험계획(IND)을 식약처로부터 승인받았다.

다만 GLP-1 계열 약물의 부작용은 극복해야 할 과제다. 가장 흔한 부작용은 구역·구토·복부 팽만·변비·설사 같은 위장관 증상이다.

일부 환자에서는 체중감소 효과보다 오히려 식욕부진, 피로, 담석 형성 등으로 불편을 겪는 경우도 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부작용이 약물 농도의 급격한 변화나 용량 적응 실패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현재까지의 임상 데이터에 따르면 GLP-1 계열 약물의 부작용을 완전히 없애기는 어렵다. 그러나 약물 방출 속도 조절·복합 기전 도입·제형 다변화를 통해 빈도와 강도를 줄이는 것은 충분히 가능한 상황이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비만치료제 시장은 이제 단순한 ‘감량 경쟁’을 넘어 어떻게 더 안전하고 편리하게 체중을 줄일 것인가의 시대로 넘어가고 있다"면서 "GLP-1 계열 주사제의 돌풍이 비만치료의 패러다임을 바꿨다면, 이제는 알약·패치·삽입형 제형이 그 혁신의 외연을 넓히고 있다"고 설명했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