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6일 취임 100일을 맞았다. 이재명 정부의 첫 경제사령탑으로서 'AI 대전환'과 '초혁신경제'로 새로운 성장 비전을 제시했지만, 대미(對美) 관세협상 불확실성과 경제부처 개편 등은 남은 과제로 꼽힌다.
지난 7월 임명된 구 부총리는 침체 우려가 짙었던 경기 국면 속에서 재정의 적극적 역할을 강조하며 확장재정 기조로 선회했다. 내년도 예산안을 올해보다 8%가량 늘린 총지출 728조원 규모로 편성해 재정이 경기의 마중물이 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그 결과 1분기 -0.2%로 뒷걸음쳤던 성장률은 2분기 들어 소비 회복과 수출 호조에 힘입어 반등했다.
중장기 성장전략으로 'AI 중심의 산업구조 전환'을 전면에 내세웠다. AI 대전환과 초혁신경제 30대 프로젝트를 발표하며 산업 전반의 디지털 경쟁력 강화를 위한 후속조치를 추진 중이다.
그러나 내년 초 예정된 재정경제부-기획예산처 분리는 구 부총리의 리더십에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예산 기능이 분리되고 금융정책까지 독립될 경우, 경제정책의 통합 조율력이 약화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대미 관세협상 불확실성도 여전하다. 구 부총리는 취임 직후부터 세 차례 미국을 방문하며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과 협상을 이어갔다. 지난 7월 워싱턴DC 방문에서는 고율 상호관세 부과를 피하는 성과를 냈지만, 이후 미국 측 입장 변화로 협상이 다시 불투명해졌다.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미 정상 간 담판이 임박한 가운데, 구 부총리의 외교·재정 조율력이 향후 경제정책의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imne@fnnews.com 홍예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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