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자동차-시승기

괴물 성능에도 흔들리지 않는 균형감…아이오닉 6N 타보니 [FN 모빌리티]

정원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10.26 11:32

수정 2025.10.26 11:31

현대차 두번째 고성능 전동화 모델 '아이오닉 6N' 직접 시승
내연기관 모는 듯한 착각...극한 상황에도 안정감 압권
아이오닉 6N. 정원일 기자
아이오닉 6N. 정원일 기자

[파이낸셜뉴스] "아이오닉 5N 야생마라면, 아이오닉 6N은 적토마와 같이 만들어졌다는 평가를 들었습니다"
고성능 차량은 폭발적인 성능만큼이나 안정성이 중요하다. 차량의 성능을 운전자가 온전히 끌어내기 위해선 이를 통제할 수 있는 예측 가능한 운전이 가능해야 해서다. 아이오닉 6N은 아이오닉5N에 이은 현대차의 두 번째 고성능 전동화 모델로, 고성능을 유지하면서도 '안정성'에 집중하며 다른 캐릭터의 차량으로 진화했다. 지난 23일 충청남도 태안의 HMG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 센터에 방문해 아이오닉 6N의 성능을 직접 체험해 봤다.

전기차 아쉬움 '기술'로 극복…'팝콘소리'에 변속충격까지
개인적으로 고성능 전기차를 탈 때 느꼈던 가장 아쉬운 점은 2% 부족한 감성이었다.

엔진의 배기음과 변속에서 느껴지는 즐거움이 전기차에선 느끼기 어렵기 때문이다. 일상 주행에서는 이러한 요소가 편안함으로 느껴질 수 있겠지만, 운전의 재미는 상대적으로 떨어진다는 아쉬움이 나오는 이유기도 하다.

아이오닉 6N. 정원일 기자
아이오닉 6N. 정원일 기자

아이오닉 6N은 이러한 아쉬움을 '기술'로 극복했다. 이번에 새롭게 적용된 N 액티브 사운드+가 '압권'이었다. 아이오닉 5N과 비교해 소리가 다듬어졌는데, 옵션에서 '이그니션'을 선택하자, 가속 정도에 따라 엔진이 으르렁거림이 소리로 재현됐다.

운전대 하단 오른쪽에 있는 N 버튼을 누르면 가상 변속 기능인 'N e-쉬프트'가 활성화되는데, 이 때 매력이 배가된다. 변속 시 고성능차 차량에서 느낄 수 있는, 이른바 '팝콘소리'가 들리기 시작하고, 저단과 고단에 따라 엔진의 힘을 짜내는 듯한 소리가 느껴졌다. 변속 순간 차량의 속도 변화로 느껴지는 충격도 기술로 재현해 냈다. 이 역시 가상의 변속을 시뮬레이션하는 것인데, 패들 쉬프트를 통해 수동 변속도 가능하며 RPM이 올라갔을 때 변속 타이밍을 LED로 차량이 알려주기도 했다. 이러한 요소들이 어우러지면서 마치 고성능 내연기관 차를 타는 것과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켰다.

소리나 변속 충격은 단순히 감성만을 위한 장치를 넘어 운전의 재미를 더하는 장치기도 하다. 드리프트나, 직선 구간에서 가속페달을 끝까지 밟는 드래그 코스를 경험하면서 소리나 변속충격 덕에 차량의 속도와 출력을 더욱 직관적으로 느낄 수 있었다.

아이오닉 6N 드리프트 카. 정원일 기자
아이오닉 6N 드리프트 카. 정원일 기자
안정감·공간감으로 일상, 트랙 만능
아이오닉 6N은 세단의 장점을 적극 살린 것이 특징이다. 무게중심을 더 낮추며 극한 상황에서도 흔들림 없는 자세를 유지한다. 포르쉐, 람보르기니와 같은 괴물급 성능을 발휘하면서도 운전자의 선호도나 실력 등에 따라 차량에 통제권을 어느 정도 맡기는지를 조절할 수 있다.

아이오닉 6 N에는 전용 기능인 N 드리프트 옵티마이저가 대표적이다. 이니시에이션, 앵글, 휠스립 등 세 가지 요소를 세분화해 드리프트 스타일을 커스터마이징 할 수 있다. 실제로 젖은 노면에서 드리프트를 수차례 시도했을 때 초심자인 기자도 커스마이징에 따라 차량의 움직임 차이를 느낄 수 있을 정도였다.

이날 현장에서는 앞서 현대차가 영국 굿 우드 페스티벌에서 공개한 ‘아이오닉 6N 드리프트 스펙’ 차량을 동승하기도 했다. 일부 사양을 드리프트 카로 튜닝한 차량인데, 콘 사이를 고속으로 자유롭게 미끄러지면서도 불안감이 거의 느껴지지 않을 만큼, 안정성이 높다고 느껴졌다.

아이오닉 6N 1열 내부. 정원일 기자
아이오닉 6N 1열 내부. 정원일 기자

아이오닉 6N 2열 내부. 정원일 기자
아이오닉 6N 2열 내부. 정원일 기자

이미 일반 공도에서 많이 보이는 아이오닉6의 넓은 공간감과 안락한 승차감도 그대로 계승한 듯했다. 2열에 앉았을 때는 다리를 펴도 될 정도의 공간감이 있었고, 방지턱을 넘을 때도 노면 충격을 상당히 잘 흡수했다. 전기차의 정숙성과 공간감이라는 장점을 고성능 버전에서도 이어갔는데, 패밀리카로 사용하더라도 전혀 무리가 없을 정도다. 일부 성능에서 아쉬움이 느껴지는 마니아들은 이번에 선보인 N 퍼포먼스 파츠를 통해 성능을 더욱 끌어올릴 수도 있다.

전반적으로 7990만원이라는 가격이 '가성비'로 느껴질 만큼, 아이오닉 6N은 다재다능한 차량이라는 생각이 든다. 비슷한 가격대에 따로 경쟁자가 떠오르지 않는다.
브랜드 이미지, 가격에 대해선 개개인별로 갑론을박이 있겠지만, 건 아이오닉 6 N이 현대자동차 N 브랜드가 내건 ‘고성능의 대중화’라는 슬로건에 한층 가까워졌다는 점이다.

one1@fnnews.com 정원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