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프로그래머 친구탭 활성화 위한 '리밴스드 버전' 개발
텔레그램에 코드 공개…롤백보다 옛 화면 보여주는 새 버전
[파이낸셜뉴스] 카카오가 지난달 카카오톡 업데이트 이후 쏟아지는 비난에도 이전 버전으로 돌아가는 '롤백'은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가운데 일부 누리꾼들이 주요 기능으로 돌아가는 방법을 제시해 화제가 되고 있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엔 '카카오톡 리밴스드 이전 친구탭 활성화 성공'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리밴스드(ReVanced) 버전’을 설치해 카카오톡 최신 버전에서도 이전 버전인 '친구탭'을 되살리는 방식을 소개하는 글이었다. ‘리밴스드 버전’이란 비공식 커스텀 버전을 말한다. 이전 버전으로 되돌리는 코드도 텔레그램을 통해 공유했다.
해당 글이 게재된 건 한 달이 넘었지만, 온라인에선 여전히 회자되고 있다. 텔레그램 초대 기한이 지났다는 메시지에 다시 업로드해 달라는 요청도 올라오고 있다.
롤백 어렵다는 카카오, 기술력 부족?
지난달 23일 카카오는 카카오톡을 업데이트하면서 친구 목록을 볼 수 있는 '친구탭'을 인스타그램이나 페이스북 같은 피드형 구조로 바꿨다. 메신저 기능으로 사용하던 카카오톡이 본질을 벗어났다거나 원치 않는 타인의 사생활까지 강제로 봐야 한다는 이용자들의 비판이 쏟아졌다.
지난 14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장에서 우영규 카카오 부사장이 "카카오톡 업데이트 롤백(서비스를 원래대로 되돌리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답한 뒤 논란은 더 커졌다.
이에 카카오 측은 "기술적 의미의 불가능을 말한 것"이라며 "이용자 요구를 수용해 기존 친구목록 중심의 첫 화면을 복원하고 피드형 게시물을 별도 ‘소식’ 메뉴로 분리하는 업데이트를 연내 적용하겠다"고 해명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일부 카카오 이용자들이 리밴스드 버전을 내놓으면서 카카오에 대한 비판은 다른 형태로 나왔다.
네티즌들은 "카카오 기술자들 수준이 처참한 수준", "개발자들은 사흘만 줘도 할 수 있다. 윗 사람들이 문제"라는 비판과 함께 우 부사장의 국감장 발언을 두고 "대놓고 위증했다", "말장난한다" 등의 지적을 했다.
말 그대로 롤백 아닌 '리밴스드'
다만 온라인에서 화제가 된 '롤백됐다'는 내용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 내용엔 제한된 부분이 많다. 카카오톡 업데이트 전체를 이전 버전으로 되돌린 건 아니기 때문이다.
리밴스드 버전을 만든 개발자 역시 댓글 방식으로 이런 부분을 설명했다. 일단 ‘피드형’ 카카오톡 홈 화면을 이전처럼 ‘친구 목록’으로 돌렸지만, 이를 ‘업데이트 롤백’은 아니고 ‘이전 친구 탭 활성화 성공’이라고 표현했다.
이 개발자는 "내부에 코드가 있는데 그것만 수정하면 복구가 가능하다. 예전 버전으로 가는 게 아니라 예전 버전과 유사한 형태의 화면으로 돌아가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카카오가 '롤백은 기술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말했다는 네티즌의 질문에는 "기술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건 진짜 개소리다. 실제로 다시는 안 쓸 거 같은 오픈 채팅 탭은 완전히 제거해두고 친구탭은 복구가 되게 남겨둔다. 변수 하나만 바꿔주면 그게 롤백"이라고 강조했다.
리밴스드 버전의 한계도 짚었다.
개발자는 "(저는) 아이폰 사용자가 아니라 아이폰엔 적용되지 않는다"고 했다. 또 해당 버전을 설치하기 전 데이터를 미리 백업하지 않으면 기존의 데이터가 모두 사라질 수 있다고도 했다.
y27k@fnnews.com 서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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