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도에 사용한 사다리차 회사…관련 사진 사용해 광고
인도 접착제 회사…절도와 접착제 연결한 이미지 제작
절도범 들어간 깨진 창문·아폴론 갤러리 배경으로 '셀카'
인도 접착제 회사…절도와 접착제 연결한 이미지 제작
절도범 들어간 깨진 창문·아폴론 갤러리 배경으로 '셀카'
[파이낸셜뉴스] "급할 땐 우리 사다리차를 이용하세요." "우리 접착제를 썼다면 그 보석은 도난당하지 않았을 겁니다."
프랑스 파리 루브르 박물관에서 절도 사건이 벌어진 뒤 뜻밖의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기업들은 절도 사건을 패러디한 '재치 넘치는' 광고로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는가 하면 절도범들이 통로로 이용한 아폴론 갤러리 창은 새로운 관광명소가 됐다.
절도사건은 지난 19일(현지시간) 발생했다. 이날 아침 4인조로 추정되는 절도범들은 센 강변 쪽 루브르 박물관 외부에 사다리차를 세워두고 2층에 있는 아폴론 갤러리에 침입해 단 7분 만에 왕실 보물 8점을 훔쳐 달아났다.
급할 땐 딱 '우리 사다리차'
절도 사건에 이용된 독일의 사다리차 제조업체는 절도 사건을 기회로 만드는 역발상 광고를 선보였다. 해당 광고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라온 뒤 사람들의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24일(현지시간) 영국 BBC 방송은 절도범들이 사용한 사다리차 제조업체인 독일의 뵈커가 최근 SNS에 새로운 자사 제품 홍보 포스터를 올렸다고 전했다.
포스터에 사용한 사진은 범행 현장인 루브르 박물관 아폴론 갤러리 바깥에 절도범들이 남겨둔 자사 사다리차 사진이다. 이 사진에 "급할 땐 딱"이라는 메시지와 함께 자사 사다리차가 "최대 400㎏의 보물을 분당 42m의 속도로 조용히 운반한다"는 홍보 문구를 넣었다.
이 회사 알렉산더 뵈커 이사는 AFP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절도 사건으로 인명 피해가 나진 않은 만큼 '유머를 살짝 가미해' 회사를 홍보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물론 이 범죄는 절대 용납될 수 없으며 우리에게도 그 점은 분명하다"면서도 "세계에서 가장 유명하고 방문객이 많은 박물관을 활용해 우리 회사에 약간의 관심을 끌 기회였다"고 강조했다.
회사의 새로운 캠페인에 네티즌들의 반응은 긍정적이다.
"마케팅 천재"라거나 "당신이 승자", "이게 독일식 품질이다", "누가 독일인이 유머가 없다고 했나" 등의 댓글이 달렸다.
우리 접착제라면 '불가능했을 일'
접착제 브랜드를 소유한 인도 기업도 새로운 광고를 만들어 SNS에 올렸다.
힌두스탄타임즈, 뉴스18 등 외신은 인도 기업 피딜라이트 인더스트리즈가 자사 접착제 브랜드 페비콜을 홍보하기 위해 루브르 절도 사건을 활용한 기발하고 유머러스한 광고를 만들었다고 전했다.
뉴스18은 "실제 사건을 재치 있는 캠페인으로 승화시키는 것으로 유명한 페비콜의 크리에이티브팀이 최근 루브르 박물관에서 발생한 보석 도난 사건에서 영감을 받아 또 다른 창의적인 걸작을 선보였다"고 소개했다.
페비콜 SNS 계정에 올라온 이 광고는 에메랄드 보석으로 만든 장신구가 유리 진열장 안에 단단히 고정돼 있다. 사진과 함께 회사는 'Ab Dhoom machane ki baari hamari(쇼를 훔칠 시간). 이 임무는 불가능하다'라는 유머러스한 메시지를 달았다.
바로 보석을 자사 접착제인 페비콜로 붙였다면 도난은 '불가능했을 것'이라는 뜻이다.
SNS를 본 네티즌들은 "이런 아이디어를 낸 팀원들은 월급을 인상 시켜줘야 한다", "지금까지 가장 창의적인 광고"라고 찬사를 보내거나 "정말 창의적이다. 우리에게 필요한 유일한 보안책"이라는 농담을 건네기도 했다.
앞서 루브르 절도범이 훔친 프랑스 왕실 보석 8점의 가치는 약 1499억원으로 추산됐다. 도난 당한 보물 중엔 19세기 프랑스 왕족이 소유했던 보석이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나폴레옹 3세 부인인 와제니 황후의 티아라와 브로치, 마리 아멜리 왕비의 목걸이 등이 있었다.
경찰 당국은 그 후 박물관 근처에서 유제니 황후의 왕관을 포함한 두 가지 물품을 회수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범행 현장도 관광 명소
세계적인 관광 명소 중 하나인 루브르 박물관은 관광해야 할 새로운 이유를 추가했다. 바로 범행 현장이다.
절도범들은 센 강변 쪽 루브르 박물관 외부에 사다리차를 세워두고 창문을 깬 뒤 2층에 있는 아폴론 갤러리에 침입했다.
프랑스 일간 르파리지앵은 깨진 창문이 있는 아폴론 갤러리 외관을 보기 위해 관광객이 몰려들고 있다고 보도했다. 관광객들은 범행 현장의 모습을 사진으로 담거나 이를 배경으로 '셀카'를 찍기도 했다.
이미 SNS에도 사람들이 범행 현장을 올려다보는 사진들이 다수 올라오고 있다.
y27k@fnnews.com 서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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