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코스피 사상 첫 4000선 돌파에도 코스닥은 더딘 상승 흐름을 보이고 있다. 올해 코스닥 상승률은 코스피의 절반 수준으로, ‘천스닥’ 진입은 여전히 요원해 보인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코스피로 몰렸던 수급이 점차 코스닥으로 확산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닥 지수는 전장 대비 2.22% 오른 902.70에 거래를 마쳤다. 1년 7개월 만에 900선을 탈환했댜. 다만 코스피가 4000 시대를 열며 역사적 신고가를 갈아치우는 불장과 비교하면 여전히 갈 길이 먼 상황이다.
수익률을 살펴보면 격차는 더욱 두드러진다. 올해 들어(1월2일-10월27일) 코스피는 68.40% 오른데 비해 코스닥은 33.07% 상승에 그쳤다. 두 시장의 수익률이 뚜렷하게 갈리는 모습이다.
올해 주식시장의 상승을 대형주인 반도체가 주도하면서, 바이오 비중이 높은 코스닥 시장이 외면받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 중 7개가 바이오 관련주다. 바이오주가 상승해야만 코스닥 전체 시장이 올라올 수 있는 환경이다. 하지만 올해 바이오주가 미국의 관세 리스크, 업황 둔화 등의 이유로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코스닥 시장의 구조적인 한계도 있다. 기관(외국인)의 자금이 들어오기 위해서는 일정 수준 이상의 신용등급, 이익, 시가총액 규모 등 최소한의 요건이 마련돼야 하는데, 상대적으로 이에 충족되는 코스닥 기업이 많지 않다. 또 기관을 코스닥 시장으로 유인할 인센티브 마저 부족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업종에 수급이 집중된 점이 가장 큰 요인이지만, 코스닥 시장이 유가증권시장에 비해 투자하기 좋은 환경이 아니라는 점도 일정 부분 영향을 미쳤다”며 “특히 지금처럼 기관과 외국인의 자금이 시장 상승을 주도하는 상황에서는 더욱 대형주로 쏠림 현상이 나타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코스피와 코스닥의 격차가 점차 좁혀질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유동성 장세에서 반도체를 중심으로 몰렸던 수급이 점차 퍼지면서 코스피의 상승폭이 완화되고, 코스닥이 따라붙는 장세가 연출될 것이라는 평가다. 일각에서는 내년도 ‘천스닥’ 진입 전망도 제기된다.
이상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코스닥과 코스피의 격차는 점차 축소되는 흐름이 이미 나타나고 있다”며 “최근 코스닥은 이차전지로 수급이 몰리면서 상승세를 보이고 있고, 현실적으로 반도체가 많이 오른 상황에서 기관과 외국인의 수급이 상대적으로 덜 오른 업종으로 퍼져갈 수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코스닥에 반사 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천스닥'을 위해서는 금융당국의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제언도 나온다. 현재 금융당국은 주식시장 구조 개편을 추진 중이다. 코스닥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잇따르자, 당국은 코스닥의 정체성을 강화하고 성장 중심 시장으로 재편하는 방안을 마련중이다.
hippo@fnnews.com 김찬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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