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난품은 '오리무중'
절도 전과 있는 30대 남성들…박물관 내부자로부터 보안 정보 받아
범행 현장서 발견된 헬멧·장갑·조끼·절단기 등서 DNA·지문 확보
절도 전과 있는 30대 남성들…박물관 내부자로부터 보안 정보 받아
범행 현장서 발견된 헬멧·장갑·조끼·절단기 등서 DNA·지문 확보
프랑스 일간 르파리지앵에 따르면, 수사 당국은 25일(현지시간) 밤 용의자 2명을 조직적 절도 및 범죄조직 결성 혐의로 체포해 구금했다.
수사 당국은 용의자 중 한 명이 알제리로 도주하려 한다는 첩보를 입수한 후 심야에 긴급 작전을 펼쳤고, 그 결과 해당 남성은 밤 10시께 파리 샤를 드골 공항에서 체포됐다. 또 다른 용의자 한 명은 파리 북쪽 외곽 센생드니에서 체포됐다. 이 남성 역시 아프리카 말리로 도주할 계획을 세웠던 것으로 전해졌다.
두 남성 모두 센생드니 출신의 30대로 한 명은 프랑스 국적자, 다른 한 명은 프랑스·알제리 이중 국적자로 파악됐다. 이들 모두 절도 전과가 있으며, 누군가의 지시를 받고 범행한 것으로 당국은 의심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로르 베퀴오 파리 검찰청장은 언론 보도 후 보도자료를 내 "수사 진행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이 정보를 서둘러 공개한 관계자들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이는 약탈 당한 보석들과 모든 범죄자 검거를 위해 투입된 100여명 수사관의 노력에 방해가 될 뿐"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그는 "아직은 어떤 세부 사항도 밝히기엔 시기상조"라며 "추후 추가 정보를 제공하겠다"고 덧붙였다.
절도범들은 범행 후 도주하는 과정에서 여러 증거를 남겼다. 전문 절단기 2대, 절단용 토치, 노란색 조끼, 장갑, 헬멧, 무전기 등을 버렸으며, 이 물품들에서 증거 채취가 이뤄졌다. 수사 당국은 이 물건들에서 DNA, 지문 등 150건 이상의 증거물을 채취했고, 이를 바탕으로 절도범들의 신원을 추적했다.
25일 체포된 용의자 중 한 명도 체포 과정에서 DNA 증거가 결정적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범인들의 도주 경로상에 설치된 각종 폐쇄회로(CC)TV 영상 또한 이들을 추적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전해졌다.
한 익명의 수사 관계자는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에 "박물관 보안 요원 중 한 명과 도둑들이 공모했다는 걸 보여주는 디지털 포렌식 증거가 있다"며 "보안에 관한 민감한 정보가 전달됐고, 이것이 도둑들이 보안 허점을 알게 된 경로"라고 설명했다. 관련 증거에는 녹음 파일과 메시지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 당국은 최대 96시간인 구금 시한 내에 용의자들을 설득·압박해 공범자들의 신원과 그들이 훔친 보석들의 소재를 확인할 계획이다.
whywani@fnnews.com 홍채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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