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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카이치 기대감'에 닛케이지수 사상 첫 5만선 돌파

서혜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10.27 16:00

수정 2025.10.27 16:00

(출처=연합뉴스)
(출처=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도쿄=서혜진 특파원】일본 증시의 대표 주가지수인 닛케이225 평균주가(이하 닛케이지수)가 27일 사상 처음으로 5만선을 돌파했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과 인공지능(AI) 시장 확대, 그리고 높은 지지율로 출범한 새 내각의 정책 기대감이 증시 상승세를 견인했다. 시장에서는 연내 5만1000선, 내년에는 6만선까지 추가 상승이 가능하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날 도쿄 주식시장에서 닛케이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212.67포인트(2.46%) 오른 5만512.32로 마감하며 처음으로 ‘5만 고지’를 넘어섰다. 장중 한때는 5만500선 부근까지 오르며 강세를 이어갔다.



닛케이지수는 지난 21일에도 5만선에 근접했으나, 이번 돌파의 주요 요인 중 하나로는 다카이치 내각의 정책 기대감이 꼽힌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과 TV도쿄가 지난 24~26일 실시해 이날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다카이치 내각 지지율은 74%로 이전 이시바 시게루 내각 출범 당시(51%)보다 23포인트 높았다.

시장에서는 소수 여당이라는 한계에도 불구하고 집권 자민당에 대한 높은 지지율이 향후 정권 운영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다카이치 총리는 취임 직후 ‘책임 있는 적극 행정’을 지시했다. 유류세 인하, 전기·가스 요금 지원, 소득세 기본공제 확대 등의 감세 정책과 함께 방위비 증액, 지자체 교부금 확대 등 지출 확대 정책도 추진할 계획이다.

가타야마 사쓰키 재무상은 지난 24일 ‘재팬 윅스(Japan Weeks)’ 강연에서 “저축에서 투자로의 전환이 크게 진전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미국에 비해 개인 금융자산에서 현금·예금 비중이 여전히 높다는 점을 지적하며 “아직 전환의 여지가 크다”고 말해 추가 상승 기대감을 높였다.

노무라증권은 지난 23일 보고서에서 “행사 참가자들 사이에서 AI 관련 종목에 대한 관심이 여전히 높지만, 식품·자동차·중소형주 등으로 관심이 확산되는 모습이 보였다”며 “10월에 나타난 닛케이지수의 독주 현상에서 벗어나 분산투자 움직임이 감지된다”고 분석했다.

다카이치 총리가 통화완화 기조를 지지하는 만큼, 오는 29~30일 열리는 일본은행(BOJ)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는 추가 금리 인상이 보류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추가 금리 인상 시점에 대해서는 ‘내년 1월’ 혹은 ‘빠르면 올해 12월’이라는 견해가 많다.

대외 환경도 호재로 작용했다. 지난 24일 발표된 미국의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시장 예상치를 하회한 데다, 오는 28~29일 열리는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 인하가 단행될 가능성이 높아지자 미 증시도 지난 24일(현지시간)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지난 26일까지 진행된 미·중 무역협상에서는 중국이 희토류 수출 규제를 1년간 연기하는 대신, 미국이 대중(對中) 100% 관세 발동을 보류하는 방향으로 조율됐다. 오는 30일 예정된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양측이 관계 개선에 나서고 있다는 인식이 투자 심리를 지지했다.

증권사들은 연말까지 닛케이지수의 상단을 5만2000으로 예상하고 있다. 노무라증권은 지난 23일 보고서에서 “올해 말 기준 토픽스지수는 3300(상한 3600), 닛케이지수는 4만9000엔(상한 5만2000엔)을 목표로 제시한다”고 밝혔다.

이번 주부터는 본격적인 실적 발표 시즌이 시작된다.
일본에서는 어드반테스트, 도쿄일렉트론, 히타치 등이 잇따라 중간결산을 발표할 예정이다. 일본경제신문이 8월에 집계한 바에 따르면, 2026년 3월 결산기(올해 회계연도) 도쿄증권거래소 프라임시장 전 산업의 순이익은 전년 대비 7% 감소한 약 47조 엔으로, 6년 만의 감익이 예상되고 있다.


산와증권의 시다 겐타로 조사부장은 “엔저와 가격 인상 효과로 중간결산에서는 상향 수정이 잇따를 것”이라며 “올해 순이익 전망이 7% 감소에서 ‘보합’ 수준까지 회복된다면, 내년도 순이익 증가 기대감에 따라 현 주가 상승세의 지속 가능성도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