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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APEC 기간 정쟁 중단"… 野 "제2의 건국전쟁 시작"

김윤호 기자,

김형구 기자,

이해람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10.27 18:22

수정 2025.10.27 18:22

정청래 "저부터 솔선수범
정쟁적 발언 삼가 하겠다"
장동혁 "관세 성과 가져와야
지금 해야하는 건 체제전쟁"
더불어민주당이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여야 정쟁 중단을 제안했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체제 전쟁'을 선포하며 대여공세를 낮추지 않고 있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27일 APEC을 비롯해 굵직한 외교일정이 즐비한 만큼 여야가 정쟁을 멈추고 합심하자고 제안했다. 스스로부터 정쟁을 불러일으키는 발언을 삼가겠다면서, 최근 논란이 일었던 '이재명 대통령 재판중지법'도 논의하지 않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대통령 재판중지법'(형사소송법 개정안)은 대통령 재임 기간 중 형사재판 절차를 중지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현재 본회의에 부의돼 있다.

정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과거 1988년 서울올림픽과 1998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2002년 한일 월드컵 등 국가적인 행사나 위기를 맞았을 때 여야가 힘을 모았던 사례들을 언급하며 "APEC이 더 작다고 할 수 없다. 여야가 합의하고 노력해 국익 추구와 국운 상승에 찬물을 끼얹는 일이 없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정 대표는 "저부터 솔선수범해 불가피한 정책 발언만 하고 정쟁적 발언은 삼가도록 하겠다"고 했고, 그 연장선에서 국민의힘이 우려하고 있는 이 대통령 재판중지법도 본회의 처리 우려도 일축했다. 재판중지법 재추진은 지난 26일 김용민 민주당 의원이 민주당 비공개 의원총회에서 "법원이 이 대통령 재판에 대해 유보적으로 대응하고 있다"며 "법원의 돌변을 조심해야 한다"고 한 발언이 외부로 공개되며 수면 위로 올랐다.

국민의힘도 장동혁 대표가 나서 "경주 APEC 성공을 위해 모든 힘을 보태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관세협상 타결 등 '진짜 성과'가 있어야 한다고 이재명 정부를 압박했다.

장 대표는 같은 날 최고위에서 "APEC은 이재명 정권이 스스로 호언장담했던 관세협상 타결시한"이라며 "타결됐다는 허상이 아니라 국익과 민생에 도움이 되는 진짜 성과를 가져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장 대표는 이어 당 전국 광역의원 및 강원도 기초의원 연수 격려사에서 내년 6월 지방선거 승리 의지를 다지며 "우리가 해야 하는 건 헌법과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 법치주의를 지켜야 하는 제2의 건국전쟁이다. 한국의 미래와 청년의 미래를 지키는 체제 전쟁"이라고 외쳤다.

국민의힘은 대여공세의 일환으로 이 대통령의 무죄를 주장한 조원철 법제처장 탄핵소추안 추진과 다수의 부동산을 보유해 도마 위에 오른 이찬진 금융감독원장 경질 요구를 밝혔다. 또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인 최민희 민주당 의원이 피감기관으로부터 받은 딸의 결혼식 축의금 문제에 대해 뇌물죄 고발에 나서기로 했다.

이처럼 쉽사리 정쟁을 놓지 못하는 것은 상호 신뢰가 떨어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많다.
민주당이 이미 여러 차례 여야 합의를 하지 않거나 파기하며 입법독주를 해오다가, 여권 인사들의 고가 주택 논란이 터진 시기에 나온 정쟁 중단 제안은 수용되기 어렵다는 것이다. 민주당 내부에서도 나오는 우려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여야가 남북이 갈린 것처럼 다투고, 특히 정부 부동산 대책 논란 속에서 여권 인사들의 고가 주택 문제가 불거진 상황에서 정쟁 중단 제안이 받아들여지겠나 하는 회의론이 많다"고 전했다.

uknow@fnnews.com 김윤호 이해람 김형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