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중소기업

타이어 디지털 전환 기술 혁신… 美 트럭 시장 공략 [C리즈]

강중모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10.27 18:35

수정 2025.10.28 10:23

비효율·위험했던 타이어 관리
디지털 데이터 기반으로 전환
고속회전 중에도 센서 구동
타이어 마모도·노면 상태 분석
유성한 반프 대표가 서울 강남구 역삼동 본사에서 회사의 기술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강중모 기자
유성한 반프 대표가 서울 강남구 역삼동 본사에서 회사의 기술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강중모 기자
모빌리티 산업의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아날로그 영역으로 꼽히던 트럭 타이어 시장에 기술 혁신을 주도하는 스타트업이 주목받고 있다. 반프는 기존의 비효율적이고 위험했던 타이어 관리 방식을 디지털 데이터 기반으로 전환하며 글로벌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유성한 반프 대표는 27일 "모빌리티 대부분의 영역이 디지털화됐지만, 타이어만이 유일하게 아날로그 영역으로 남아 있다"고 지적했다. 타이어는 운전 과실 외에 트럭 사고 원인의 30%를 차지할 만큼 안전에 치명적인 요소다.

유 대표는 세계 최대의 육상 운송 국가인 미국에 주목하고 있다.

미국은 육상 운송의 70%를 여전히 트럭에 의존하고 있다. 트럭 한 대는 연평균 10만마일(약 16만km) 이상을 달리며, 바퀴 하나당 최대 3t의 하중을 견뎌야 한다.

반프가 타이어 디지털 전환을 위해 내세운 핵심 기술은 크게 두 가지다. 우선 무선 전력 공급 기술이다. 반프는 타이어의 고속 회전 중에도 안정적으로 전력을 공급받아 센서를 구동시키는 기술을 개발해 타이어 데이터 수집의 문제를 해결했다.

3축 가속도 센서 기반의 온디바이스 인공지능(AI) 기술은 반프의 핵심 역량이다. 타이어에 내장된 센서는 노면과의 접지면에서 발생하는 힘의 패턴을 초당 수백 회 측정한다.

이 데이터를 기반으로 휠 얼라인먼트 불량, 타이어 마모도, 심지어 노면 상태까지 정밀하게 분석한다. 특히 미국처럼 통신 환경이 불안정한 지역을 위해 차량 내 소형 디바이스에서 데이터를 경량화하고 분석하는 온디바이스 AI를 적용, 실시간 진단이 가능하도록 했다. 이 과정에서 서울경제진흥원(SBA)의 지원이 큰 도움이 됐다.

그는 "반프의 주요 고객은 작게는 수백대, 많게는 수만 대의 트럭을 운영하는 미국의 '플릿'회사로, 현지 파트너사와 함께 영업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며 "반프의 주요 비즈니스 모델은 하드웨어(디바이스) 판매와 월 단위 데이터 분석 구독료"라고 말했다.

많은 트럭을 관리해야 하는 플릿이 타이어를 일일이 점검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유 대표는 "반프의 기술은 플릿에 효율성과 안전성을 제공한다"며 "현재 반프의 솔루션은 국내와 미국에서 상용 트럭에 실제 적용돼 데이터를 축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프의 남은 과제는 극도로 보수적인 미국 트럭 운송 시장을 효과적으로 공략하는 것이다. 반프는 현재 영업 활동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있으며, 이를 위한 외국인 직원 채용도 검토 중이다.
이 같은 성과에 힘입어 오는 2027년 손익분기점(BEP) 달성을 목표로 삼고 있다. 또 장기적으로는 유럽 시장의 친환경·탈탄소 정책에 부합하는 연비 개선, 타이어 분진 감소 솔루션을 통해 시장을 넓혀갈 계획이다.


유 대표는 "현재 '웨이모' 등 자율주행 선도 기업들 사이에서도 타이어 안전 문제가 중요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며 "향후 반프의 기술이 필수 안전 센서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