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건·사고

주말 대낮 식당 칼부림 사건 "불안해서 동네장사 하겠나"

서지윤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10.27 18:48

수정 2025.10.27 18:47

피해자 1명 사망… 살인혐의 추가
"결제과정 시비" 범행동기 파악 중
"식당하는 사람으로서 남 일 같지가 않네요."

27일 오전 서울 강북구 수유동에서 식당을 하는 김모씨(60대)는 전날 발생한 흉기 난동 사건을 두고 이렇게 말했다. 사건 현장에서 10분 남짓한 곳에서 가게를 운영하는 김씨의 얼굴엔 불안감이 역력했다. 그는 "이번 일로 한 가정이 풍비박산이 난 게 아니냐"며 "불안해서 정신을 못 차리겠다"고 말하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강북경찰서는 전날 오후 강북구 수유동의 한 골목시장 식당에서 60대 남성 A씨를 살인미수 혐의로 현행범 체포했다. A씨는 식당 주인 부부에게 흉기를 휘두른 혐의를 받는다.

중태에 빠졌던 주인 부부 중 아내가 숨졌다. 남편은 수술을 받았지만 여전히 중태다. 피해자가 사망하면서 살인 혐의가 추가됐다.

주말 대낮에 벌어진 살인사건에 놀란 주민들은 불안감을 호소했다. 현장을 지켜보던 60대 여성은 "원래 사람을 안 무서워해서 새벽 3시에도 운동을 하는데 (미아동) 마트살인사건도 그렇고 캄보디아 사태에 동네에서 이런 일까지 연달아 일어나니까 무섭다"면서 "당분간은 밤에 안 나갈 생각이고 외출도 최소화할 것"이라고 전했다. 다른 중년 여성은 "집 근처에서 이런 일이 일어나다니 너무 놀라 어지러울 지경"이라면서 머리를 감싸 쥐고 힘겹게 숨을 내쉬었다.

장사를 하다가 주인 부부가 무방비로 변을 당했다는 점은 시민들을 더 분노케 했다. 사건 발생 1~2주 전 해당 식당에서 식사했다는 단골 여성(67)은 "엊그제에도 '차 한잔하고 가라'고 부르던 기억이 선명해 마음이 너무 아프다"고 덧붙였다. 다른 중년 여성은 "요즘 장사도 안 되는데 열심히 살려고 하는 사람을 이렇게 몰상식하게 죽여도 되냐"며 혀를 끌끌 찼다.

범행 배경을 두고는 의견이 분분한 상황이다. 해당 가게는 일부 고객들에게 홍보차 1000원짜리 복권을 제공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처음엔 A씨가 복권을 자신에게만 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범행을 저질렀다는 얘기가 나왔다. 한 행인은 "감자탕을 냄비째로 시키면 로또를 하나씩 준다"면서 "금액이 못 미쳤는데 A씨가 복권을 달라고 떼를 썼다고 주변 사람한테 들었다"고 말했다.
다만 경찰 관계자는 "결제 과정에서 시비가 붙은 것이라 '주인이 로또를 주지 않아 범행을 저질렀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못 박았다.

박성주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은 이날 오전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열린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필요한 여러 면담과 조사 과정에서 범행 동기가 정확히 어떻게 되는지 확인하겠다"고 밝혔다.
경찰은 조사를 마치는 대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다.

jyseo@fnnews.com 서지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