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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 미래의 땅 아세안, 이웃 사촌 넘어 형제 관계로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10.27 19:05

수정 2025.10.27 19:05

李 대통령, 한-아세안 정상회의 참석
조력자, 도약대, 파트너 될 것을 다짐
이재명 대통령과 리창 중국 총리가 27일(현지 시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컨벤션 센터에서 열린 아세안+3(한중일) 정상회의에서 악수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재명 대통령과 리창 중국 총리가 27일(현지 시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컨벤션 센터에서 열린 아세안+3(한중일) 정상회의에서 악수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재명 대통령이 27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한·아세안 정상회의에 참석했다. 이 대통령은 모두발언에서 한국과 아세안을 '이웃사촌'으로 비유하며 가까운 관계임을 강조했다. 최고 단계의 파트너십인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CSP)'를 수립한 만큼 앞으로 경제와 안보에서 교류와 협력을 더 강화할 것을 천명한 것이다.

1967년 창설된 아세안은 인구 6억8530만명, 국내총생산(GDP) 3조7814억달러, 총교역량 3조5140억달러에 이르는 큰 규모의 지역 협력체다. 회원국은 브루나이, 캄보디아, 인도네시아, 라오스, 말레이시아, 미얀마, 필리핀, 싱가포르, 태국, 베트남 등 10개국이며 1997년부터 한·아세안 정상회의가 매년 개최되어 한국과의 관계가 돈독해지고 있다.



무엇보다 아세안 지역, 즉 동남아시아는 미국과 중국에 이어 한국의 3대 교역대상이다. 동남아가 우리에게 중요한 이유는 현재보다 미래에 있다. 인구가 계속 늘고 고도성장을 이루면서 잠재력이 무궁무진한 지역이기 때문이다. 무역분쟁이 잦은 미국과 중국 시장 중심의 수출구조를 바꾸려면 제3의 시장을 개척해야 하는데, 지역적으로도 가까운 동남아는 최적의 교역 파트너다.

교역뿐만 아니라 동남아는 한국 기업들이 일찌감치 진출해 활동하면서 우리 경제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중국의 인건비 상승으로 한국 기업들은 값싼 노동력을 쓸 수 있는 동남아로 옮겨가 경영을 지속할 수 있었다. 동남아 근로자들은 한국 공장에서 열심히 일하고 있고, 여성들은 한국인의 아내이자 며느리가 되어 정착했다. 이웃사촌을 넘어 형제 관계나 다름없다.

한국과 아세안은 무역과 투자 외에도 공급망 다각화, 인프라 개발, 미래 성장동력 공동개발, 금융시스템 발전 등 앞으로 함께 손잡고 협력할 분야가 얼마든지 있다. 지난해 CSP를 맺은 것은 관계 강화를 위한 강력한 토대를 마련한 것이다. 이 대통령은 CSP(Comprehensive Strategic Partnership)를 조력자(Contributor), 도약대(Springboard), 파트너(Partner)라는 또 다른 의미로 제시하기도 했다. 한국이 아세안의 발전을 돕고, 아세안을 통해 도약하며, 동등한 협력 관계를 구축하겠다는 의미다.

동남아는 일본이 이미 시장을 장악했고 중국은 일대일로 정책의 일환으로 엄청난 투자를 하고 있다. 일본 차들이 동남아 국가들의 도로를 점령하고 있으며, 중국은 막대한 자금력으로 인프라를 건설해 주며 환심을 사고 있다. 우리는 후발 주자인 셈이다.
그만큼 더 가까워지도록 노력해야 따라잡을 수 있다.

최근 캄보디아에서 벌어진 초국가 범죄는 일시적인 일로 협력에 걸림돌이 되어서는 안 된다.
범죄에는 공동대응하면서 85억달러 규모에 이른 공적개발원조(ODA)를 중단하지 말고 지속적으로 늘려 아낌 없이 지원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