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대통령·대통령실

'한미회담 D-1' 관세 기싸움 고조…트럼프 '압박' 李대통령 '배수진'

뉴스1

입력 2025.10.28 05:20

수정 2025.10.28 08:25

지난 8월 25일(현지시간) 이재명 대통령이 한미정상회담에 앞서 미 백악관 루즈벨트룸에서 방명록에 서명하려고 펜을 잡으려는 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뒤에서 의자를 당겨 주고 있다. (백악관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2025.9.1/뉴스1 ⓒ News1 류정민 특파원
지난 8월 25일(현지시간) 이재명 대통령이 한미정상회담에 앞서 미 백악관 루즈벨트룸에서 방명록에 서명하려고 펜을 잡으려는 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뒤에서 의자를 당겨 주고 있다. (백악관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2025.9.1/뉴스1 ⓒ News1 류정민 특파원


(서울=뉴스1) 심언기 김지현 기자 = 아세안 정상회의를 마치고 귀국한 이재명 대통령은 관세 협상 진행 상황을 점검하며 하루 앞으로 다가온 한미 정상회담 준비에 매진할 전망이다.

좀처럼 좁혀지지 않는 이견 속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미측 협상팀의 압박은 날로 거세지고 있다. 그럼에도 APEC 정상회의 계기 타결 불발까지 불사하겠다는 배수진으로 미국을 역으로 압박하며 기싸움을 꺾지 않는 모습이다.

28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전날 밤 귀국한 이 대통령은 이날 공식 외부일정 없이 주요 참모진으로부터 관세 협상 현황과 주요 국정 관련 보고를 받을 예정이다. APEC 정상회의 준비상황을 꼼꼼히 체크하며 당면한 한미 정상회담 대비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과의 양자회담을 앞두고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펀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느냐가 핵심 현안이다. 전액 선불 현금 요구에서 일부 양보했지만 미측은 여전히 우리측이 감내하기 힘든 수준의 현금 투자를 요구하고 있다. 분할투자 기간, 일정 및 손실 분담과 배당금 분배 문제도 난마처럼 얽혀 해법 도출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협상이 교착 국면에 빠졌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4일(현지시간) 아시아 순방길에 오르며 "한국과의 관세 협상은 타결에 매우 가까워졌다"며 "그들(한국)이 준비가 된다면 나는 준비됐다"고 말했다.

한미 협상 타결의 긍정적 신호란 해석과 함께, 역으로 '한국의 양보 내지 순응'을 강하게 압박했다는 부정적 관측도 제기됐다. 이 대통령과 대통령실 측이 APEC 계기 타결 무산 가능성을 계속 언급하면서 후자에 좀 더 무게가 실린다는 평가다.

이 대통령은 블름버그 통신과 인터뷰에서 "모든 것이 여전히 쟁점으로 남아 있다"면서 "한국은 일본이 아니다"라고 일갈했다.

아울러 "한국에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정도가 되면 안 된다"며 "미국은 민주주의와 합리성 측면에서 우방이기 때문에 양측이 수용할 수 있는 합리적인 결과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라고도 했다.

오현주 국가안보실 3차장도 APEC 정상회의 계기 타결 가능성에 "이번에 바로 타결되기는 어렵지 않나 생각한다"고 부정적 전망을 내놨다.

관세 협상을 두고 트럼프 대통령이 '당기고' 우리 정부가 '밀어내는' 듯한 형국이 되면서 APEC 정상회의 계기 타결 전망은 밝지 않다는 평가다. 다만 양 정상간 '톱-다운' 방식의 극적 타결 가능성이 남아있어 결과 예단은 아직 이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지난한 협상을 진행하며 미국 측도 우리 측도 서로의 입장을 잘 알고 있다"며 "결국 양 정상의 결단에 달린 측면이 큰데 최소한의 요구로 방어하는 우리 측 보다 미국 측에 운신의 폭이 더 넓지 않겠느냐"고 했다.

한미 정상회담 결과 여하에 따라선 3가지 시나리오가 거론된다. 관세 협상이 급물살을 타 '안보+관세 패키지 딜'을 발표하는 것이 최상의 결과물이다.

관세 협상 미타결 시엔 1차 정상회담에서 합의된 '안보 딜'만 발표하는 방안도 있다.
마지막으로 별도 합의 사항을 발표하지 않는 '노딜' 가능성도 있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지난 26일 "팩트시트 문서 작업을 해왔고, 안보 분야는 대체로 그런 문구들이 공통으로 양해돼 있다"며 "관세 분야에서 공통의 문서로 이르지 못한 것이다.
그게 나오면 (관세·안보 분야 패키지 딜이)다 되는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