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손엄지 기자 = 코스피가 사상 첫 4000선을 돌파한 배경에는 중공업의 부활과 새 유동성의 결합이 있었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코스피 시장에서 300% 넘게 오른 종목은 8개(우선주 제외)로 나타났다.
연간 기준으로 코스피가 불장이었던 2021년(7개)과 2022년(3개) 보다 많다. 2023년에는 4개, 2024년은 1개 종목이 연간 수익률 300%를 넘었다.
수익률 상위 12개 종목 중 5개가 조선·중공업
올해 들어 지난 24일까지 코스피 시장에서 가장 많이 오른 종목은 HJ중공업(097230)(391.57%)이다.
조선·중공업 주가는 업황 회복과 실적 개선에 힘입어 상승했다. 지난해 4분기 HD한국조선해양, 한화오션(042660), 삼성중공업(010140) 등 국내 '조선 빅3'는 2011년 이후 13년 만에 동반 흑자를 달성한 후 실적이 가파르게 개선되고 있다.
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국 해군 함정 재건과 관련해 선박 유지와 보수 정비(MRO) 사업에 한국 조선업과 협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조선업종 주가는 더 크게 뛰었다.
물론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국내 시총 1위, 2위 반도체 기업도 올해만 89.9%, 204.77% 오르며 사상 최고치 지수에 가장 큰 기여를 했다.
ETF가 이끈 유동성 장세…연금도 '주식'으로 투자
올해 코스닥 대비 코스피가 유독 강했던 이유는 상장지수펀드(ETF)의 활성화가 꼽힌다. ETF 시장 규모는 지난해 초 120조 원대에서 1년 10개월 만에 260조 원으로 급성장했다.
특히 조선·방산 ETF 같은 테마형 ETF가 많아지면서 펀드가 담고 있는 종목에 기관 자금이 대거 몰렸다.
'SOL조선 TOP3플러스'에는 올해 들어 3604억 원이 순유입됐고, 'PLUS K방산'에는 3584억 원의 자금이 들어왔다.
국내 개인형퇴직연금(IRP) 자금도 이 흐름에 새롭게 가세했다. 장기자금인 퇴직연금이 국내 주식에 들어오면서 코스피의 저변을 받쳐주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기준 국내 퇴직연금 적립금 규모는 총 459조 4625억 원으로 그중 IRP 적립금은 121조 4085억 원에 달했다.
전체 퇴직연금 시장에서 IRP가 차지하는 비중은 2024년 말 23.1%에서 올해 3분기 26.42%로 확대됐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채권형 중심으로 운용되던 IRP는 최근 들어 주식형·혼합형 상품 비중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며 "IRP 중 주식형 비중도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고 있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