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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中 희토류 수출 통제에 핵심 원자재 대외 의존 탈피 가속

홍채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10.28 10:37

수정 2025.10.28 10:27

연말께 '리소스EU' 정책 마련 예고 호주·그린란드와 협력도 추진
벨기에 브뤼셀에 있는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 본부.연합뉴스
벨기에 브뤼셀에 있는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 본부.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유럽연합(EU)이 핵심 원자재의 대외 의존도 탈피를 가속하겠다고 밝혔다.

올로프 길 EU 집행위원회 수석부대변인은 27일(현지시간) 정례브리핑에서 "연말 전까지 구체적인 계획을 담은 '리소스EU(RESourceEU)' 제안을 발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리소스EU는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이 지난 25일 베를린 글로벌 대화 연설에서 처음 예고한 구상으로, 중국에 대한 핵심 광물 의존도를 탈피하기 위한 방안이 담길 예정이다. 당시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순환 경제를 통한 재활용 확대가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집행위는 "아직 정책의 세부 내용을 언급하기는 이르다"면서도 "작년 5월 발효된 핵심원자재법(CRMA)을 '보완'하는 방식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CRMA는 2030년까지 채굴 10%, 정제·가공 40%, 재활용 최소 25%에 해당되는 전략 원자재를 역내에서 조달하고, 공급망 다각화를 목표로 전략 프로젝트 신속 허가·승인 등의 혜택을 제공한다.

아울러, 덴마크령 그린란드, 호주, 칠레 등 원자재 매장량이 풍부한 제3국과 협력을 가속하는 방안도 리소스EU에 담길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과 EU 국기.연합뉴스
중국과 EU 국기.연합뉴스
EU의 이 같은 행보는 최근 중국의 희토류 수출통제 확대에 따른 대응이다. 중국은 이달 9일 희토류·배터리 관련 수출통제 강화 조치를 발표하면서 내달 8일부터 고급 리튬이온배터리 완제품과 양극재, 흑연 음극재, 배터리 제조 기계 등도 수출통제 대상에 올리기로 했다. 이에 따라 EU 산업계 역시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EU는 일단 공급 차질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중국과 대화를 시도하겠다는 입장이다. EU에 따르면, 이날 EU와 중국 간 수출통제 현안을 논의하기 위한 화상 회의가 열린 데 이어, 30일에는 중국의 대표단이 EU 본부가 있는 벨기에 브뤼셀을 방문할 예정이다. 당초 마로시 셰프초비치 EU 무역·경제안보 집행위원의 초청에 응한 왕원타오 중국 상무부장이 방문할 것이란 관측이 나왔지만, 길 부대변인은 이날 명단을 공개하지 않은 채 '고위급 기술 전문가'들이 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더해, EU는 중국이 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을 경우의 대응 방안도 고심 중이다.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25일 연설에서 "단기적으로는 중국 측과 해결책을 모색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면서도 "필요한 경우 모든 수단을 동원할 준비가 돼 있다"고 경고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지난 23일 EU 정상회의에서 "해결책을 찾지 못할 경우, 가장 강력한 수단인 통상위협대응조치(ACI) 발동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무역 바주카포'로 불리는 ACI는 제3국이 EU나 그 회원국에 통상 위협을 가한다고 판단되면 서비스, 외국인 직접투자, 금융 시장, 공공 조달, 지식재산권 등의 무역과 관련해 제한을 가할 수 있게 하지만, 아직 한 번도 사용된 적은 없다.

whywani@fnnews.com 홍채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