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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삐 풀렸다"...수도권 월세 상승률 10년 만에 최고

전민경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10.28 10:34

수정 2025.10.28 10:34

서울 임대 10채 중 6채가 월세
'2년 실거주' 규제 등으로 월세시장 가속화 우려
한 부동산의 월세 매물 정보. 사진=연합뉴스
한 부동산의 월세 매물 정보. 사진=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아파트 전세 가격이 안정세를 보이고 있는 반면, 월세 가격이 2016년 통계 작성 이후 1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6∙27대책 등의 강화된 대출 규제로 전세금을 마련하기 힘들어 반전세를 선택하는 임차인이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28일 리얼하우스가 국민은행 월간 시계열자료를 집계한 결과, 2025년 9월 기준 수도권 아파트 월세 상승률은 6.27%로 나타났다. 지역별로는 서울 7.25%, 경기 5.23%, 인천은 7.8%의 상승률을 보였다. 같은 기간 아파트 전세 가격은 서울이 2.08%, 경기 0.99%, 인천 0.39% 오르는데 그쳤다.



연도별 수도권 월세 가격 추이를 살펴보면 2016년부터 2019년까지는 소폭 오르내리는 데 그쳤다. 하지만 임대차 3법이 시행된 후 눈에 띄는 움직임을 보이기 시작했다. 이 법이 시행된 2020년 1% 상승에 이어 2021년에는 4.26% 올라 전세 가격과 같은 방향으로 움직였다.

2022년 이후에는 전세시장과 상관없이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2022년 5.54%, 2023년 5.25% 각각 상승했다. 같은 기간 아파트 전세가격은 2022년에는 보합 수준인 +0.04%, 2023년에는 -6.66%로 급락했다. 이는 '포스트 코로나' 이후 금리가 상승한 영향이 컸기 때문이다. 이후 월세 가격은 2024년 4.09%, 2025년 6.27%로 오름폭을 확대하고 있다.

아파트 월세 가격 상승뿐 아니라 월세 거래도 늘고 있다. 어쩔 수 없이 고가의 월세를 선택하는 임차인이 늘고 있는 셈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 1~8월 전국 주택 월세 비중은 62.2%로 처음으로 60%를 넘어섰다. 이는 2023년 연간 55.0%, 2024년 57.4%를 기록했던 것과 비교해 크게 높아진 수치다. 특히 전세금이 높은 서울의 경우 월세 거래 비중이 전국 평균보다 높다. 서울의 2025년 1~8월 누계 기준 전체주택 월세 비중은 64.1%로, 2023년 56.6%, 2024년 60.0%에서 꾸준히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월세 시장 확대를 대비한 건설사의 움직임도 분주하다. 두산건설은 인천 '두산위브 더센트럴 도화'의 면적구성을 모두 84㎡ 이하로 구성했다. 인천 미추홀에 들어서는 이단지는 직주근접형이라 임대 수요가 많은 것이 특징이다.

현대건설은 서울 ‘힐스테이트 이수역센트럴’을 전용 44~84㎡의 중소형 위주로 구성해 도심 실수요층과 임대수요를 동시에 겨냥했으며, 11월 선보일 ‘힐스테이트 광명11(가칭)’은 일반공급 652세대(총 4291가구) 가운데 628가구(약 96%)를 전용 59㎡ 이하 소형으로 구성할 예정이다.

대우건설은 고양 ‘식사 푸르지오 파크센트’(74·84㎡)와 김포 ‘풍무역 푸르지오 더 마크’(74·84㎡) 등 수도권 주요 지역에 중소형 위주 단지를 공급하며 임대수요에 대응하고 있다. 일신건영의 '천안 휴먼빌 퍼스트시티'(84㎡) 역시 실속형 단일면적으로 구성돼 지방에서도 소형 중심 설계 트렌드가 이어지고 있다.


리얼하우스 김선아 분양분석팀장은 "규제 때문에 전세금을 대출받아 충당하기가 어려워졌고 의무 실거주 요건으로 인해 임대 매물은 더 줄어들 것이며, 어쩔 수 없이 월세를 선택하는 경우가 증가할 것"이라며 "정책에 따라 필연적으로 가장 큰 피해를 보는 주거 약자를 구제할 수 있는 정책이 보완되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ming@fnnews.com 전민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