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보사 대면 채널 의존도 95% 이상
손보사 상품 특성상 디지털 전환 속도 빨라
고관여 상품 많은 생보사는 CM 채널 확대에 한계 있어
손보사 상품 특성상 디지털 전환 속도 빨라
고관여 상품 많은 생보사는 CM 채널 확대에 한계 있어
[파이낸셜뉴스]
보험업계에 '디지털 전환' 바람이 거세지만 손해보험사와 생명보험사 간 속도 차가 더 뚜렷해지고 있다. 손보사들이 사이버마케팅(CM)채널 비중을 확대하며 빠르게 대응하고 있는 반면 생보사는 여전히 대면 채널 의존도가 95%를 넘어서며 구조적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31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22개 생명보험사가 대면 채널을 통해 거둬들인 초회보험료는 약 14조512억원으로 전체 초회보험료(14조1947억원)의 98.99%를 차지했다. 텔레마케팅(TM)과 CM채널을 통한 모집 비중은 0.21%, 0.8% 수준에 그쳤다.
대면 중심의 보험 영업이 이뤄지는 생보사와 달리 손보사의 '디지털 전환'은 빠른 속도로 진행 중이다.
디지털 손보사가 본격적으로 생기기 시작한 2020년 말과 비교해도 손보사의 CM채널은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2020년 말 기준 CM 채널 초회보험료 수익은 5.54%에 그쳤다. TM채널이 6.64%로 CM채널을 앞섰고, 대면 채널은 87.8%에 달했다. 약 5년 사이 CM채널을 통한 보험 영업이 14.4%p 증가한 것이다.
손보사들이 취급하는 자동차보험이나 골프보험·여행자보험과 같은 미니보험은 비교적 상품 설계가 간단해 CM채널이 빠르게 확대될 수 있다. 손보사들은 CM채널 확대에 맞춰 '디지털 전환'을 위해 디지털 보험사와 합병, 자체 애플리케이션(앱) 고도화에 나섰다. 이달 캐롯손보와 합병을 마무리한 한화손보는 캐롯손보가 지닌 CM채널 경쟁력을 활용해 자동차보험 시장 점유율을 확대할 계획이다. 롯데손보는 보험 플랫폼 '앨리스'와 영업지원 플랫폼 '원더'를 통한 디지털 혁신을 꾀하고 있다.
생보 업계 관계자는 생보사의 상품 특성상 CM채널 확대에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생보사는 손보사 상품과 달리 종신보험·보장성보험 등 보험 설계가 복잡한 고관여 상품이 대다수라 비대면 가입 적합성이 높지 않다는 설명이다. 생보업계 관계자는 "생보사가 관리하는 상품은 생명을 담보로 하는 장기 보험이 대다수라 심사하는 과정이 까다로워 대면 채널 중심으로 고객이 모집되고 있다"며 "특히, CM채널로 유입되는 손보사의 미니보험과 달리 보험료도 높은 편이라 더 대면을 선호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chord@fnnews.com 이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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