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도쿄=서혜진 특파원】일본을 방문중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8일 밤 도요타자동차와 미쓰비시상사 등 일본 대기업 경영진과 만난다. 이들은 무역 마찰 재발을 막기 위해 대미 투자 계획을 적극 어필할 계획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밤 도쿄 시내에서 일본 주요 기업 경영진들과 회합할 예정이다.
이 자리에는 도요타자동차, 미쓰비시상사, 소니그룹, ANA홀딩스, 이토추상사 등 수십 개 기업의 경영진이 참석할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미국과의 무역 마찰 재발을 피하기 위해 트럼프식 ‘딜(거래)’에 부응하며 대미 투자를 적극적으로 어필할 계획이라고 닛케이는 전했다.
일본 재무성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이 발동된 이후인 2025 회계연도 상반기(4~9월) 일본의 대미 무역흑자는 전년 동기 대비 22.6% 감소한 3조3222억엔을 기록했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최대 감소폭이다.
닛케이는 "미일 관세 협상이 타결됐지만 대미 흑자가 다시 확대될 경우 양국간 통상 마찰이 재점화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일본 기업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딜(Deal)’ 성과가 돋보이도록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도요다 아키오 도요타그룹 회장은 이날 회합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미국에서 생산하는 도요타자동차를 일본으로 역수입하는 방안을 제안할 예정이다. 일본에서 판매되지 않고 있는 세단 '캠리'나 미니밴 '시에나' 등이 후보 차종으로 거론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차가 일본에서 팔리지 않는다"며 불만을 표출해 온 만큼 미국의 대일 무역적자 축소에 기여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기 위해서다.
이미 트럼프 대통령의 방일 전에도 일본 기업들의 대미 투자 발표가 잇따랐다.
에너지 분야에서는 JERA가 지난 23일 미국에서 약 15억달러를 투자해 셰일가스전의 지분을 취득한다고 발표했다. 미 당국의 인허가를 거쳐 연내 지분 취득이 완료될 전망이다. JERA는 오는 2030년부터 미국산 액화천연가스(LNG)를 연간 550만t 수입할 방침도 밝혔다.
JERA는 미국 에너지업체 글렌퍼른 등이 알래스카주에서 추진하는 LNG 프로젝트에서 가스를 조달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앞서 도쿄가스도 이 사업에 참여 의사를 밝혔으며 지난 24일 조달 검토를 위한 관심표명서(LOI)를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2026년에 최종 투자 결정을 내리고 2030년경부터 상업운전을 시작할 계획이다.
조선 분야에서는 일본 조선업계가 최근 일본 내 생산 능력 확충을 위해 3500억엔 규모의 투자를 발표한 바 있다.
미일 양국은 트럼프 대통령의 방일 기간에 조선 능력 강화를 위한 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할 예정이다. 양국은 실무그룹을 설치해 미국 해운·조선 산업에 대한 투자 촉진을 포함시킬 방침이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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