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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지 무색한 서울대 정원외 전형…수시 대폭 줄고 특수 모집 미달률 높아

뉴시스

입력 2025.10.28 12:07

수정 2025.10.28 12:07

강경숙 의원실, 서울대학교 정원외 전형 선발 현황 서울 정원외 모집 선발 수시 비중 5년새 90%→2% 정시 전환에 모집인원 미달 속출…특수 5년 연속 미달 "모집 인원만큼 미선발 시, 제도적 강제성 부여해야"
[서울=뉴시스] 이명동 기자 = 17일 오전 서울 관악구 소재 서울대의 정문이 보이고 있다. 2025.10.17. ddingdong@newsis.com
[서울=뉴시스] 이명동 기자 = 17일 오전 서울 관악구 소재 서울대의 정문이 보이고 있다. 2025.10.17. ddingdong@newsis.com

[세종=뉴시스]용윤신 기자 = 특별한 교육적 배려가 필요한 학생이나 사회적 배려 대상자를 선발하기 위해 운영 중인 서울대 기회균형선발 정원외 전형에서 모집인원 미달이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서류 및 면접 위주로 학생을 선발하는 수시 모집 대신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위주의 정시 모집을 늘리면서다. 특히 장애인 등을 모집하는 특수교육대상자 선발 인원은 5년 연속 모집 인원을 크게 밑돈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조국혁신당 강경숙 의원실이 서울대로부터 제출받은 '서울대학교 정원외 전형 선발 현황(2021~2025학년도)'을 보면, 서울대는 2021학년도 기회균형선발 총 182명 가운데 164명(90.1%)을 수시 전형으로 모집했다.

저소득 80명, 농어촌 80명, 농생명계열 4명이 수시 모집에 해당했으며, 정시 모집은 특수교육대상자 18명, 북한이탈주민(별도 인원 없음) 전형에서만 제한적으로 이뤄졌다.



하지만 서울대는 이후 수년간 전형 운영을 수시 위주에서 정시 위주로 전환했다.

2022학년도 기회균형선발에서는 저소득 전형 모집 인원 101명 중 52명을 정시로 전환했다. 이에 따라 총 190명의 모집인원 가운데 수시 모집은 120명(63.2%)으로 줄고 정시 모집은 그만큼 증가했다. 모집 전형별로 보면 저소득 49명, 농어촌 67명, 농생명계열 4명이 수시 모집이었으며, 저소득 52명, 특수교육대상자 18명, 북한이탈주민은 정시 모집을 통해 선발됐다.

2023학년도부터는 수시 저소득 전형이 아예 폐지되면서 수시 모집으로는 농어촌 82명, 농생명계열 4명 모집에 그쳤다. 전체 기회균형전형 모집 인원 192명 가운데 수시 모집 비중은 44.8%(86명)로 줄었다.

2024학년도부터는 농어촌 전형 또한 정시 모집으로 전환되면서 수시 모집 비중은 202명 중 4명(2.0%), 2025학년도는 204명 중 4명(2.0%)으로 줄었다. 교육부가 '고등교육법 시행령' 일부개정령안을 통해 2024학년도 대학입시부터 사회적 배려 대상자를 10% 이상 선발하도록 의무화하자, 정원외 전형을 줄여버린 것이다.

정원외 선발 전형은 대학이 정해진 입학정원(정원 내)과는 별도로, 특별한 교육적 배려가 필요한 학생이나 사회적 배려 대상자를 선발하기 위해 운영하는 제도다. 서류와 면접을 통해 모집하는 수시와 달리, 정시는 수능 점수를 근간으로 모집을 진행하고 있다.

서울대가 수시 모집을 정시 모집으로 전환함에 따라 모집 정원을 채우지 못하는 경우가 늘어났다. 전형의 90%를 수시로 모집하던 2021학년도에는 저소득, 농어촌, 농생명계열 모두 모집 인원 대비 선발 인원 비율이 100%에 달했으나, 정시 전환 이후인 2023학년도에는 저소득 전형 88명 중 68명(77.3%) 모집에 그쳤다.

농어촌 전형도 정시 전환 전에는 모집률 100%였으나, 2024학년도 정시 전환 이후 95.4%로 떨어졌다.

정시 모집을 유지해 온 특수교육대상자의 경우는 지속적으로 모집인원을 미달하고 있다.
2021학년도 27.8%(18명 중 5명), 2022학년도 38.9%(18명 중 7명), 2023학년도 22.2%(18명 중 4명), 2024학년도 22.2%(18명 중 4명), 2025학년도 40.0%(20명 중 8명)을 기록해 5년 연속 미달했다.

기회균형선발제도가 교육기회의 평등 실현과 사회통합이라는 공익적 목적과 맞지 않게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강경숙 의원은 "우수한 학생을 선발하는 것만큼이나 잠재력과 가능성을 가진 학생을 발굴하고 성장시키는 것이야말로 서울대가 수행해야 할 사회적 책무"라며 "대학들이 계속해서 모집 인원만큼도 선발하지 않는다면, 고교교육기여대학 지원사업 평가 요소에 포함하는 방식으로라도 강제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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