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권 고급·대형택시 다 합해도 단 88대
단속 유예하는 방식으로 영업구역 완화 검토
전국 택시, 빈차로 경주와서 운행하려면 효율 떨어지고, 수익성 낮아
셔틀버스 투입도 이용률 저조, 노선도 제한적
단속 유예하는 방식으로 영업구역 완화 검토
전국 택시, 빈차로 경주와서 운행하려면 효율 떨어지고, 수익성 낮아
셔틀버스 투입도 이용률 저조, 노선도 제한적
28일 정부 등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APEC 2025 정상회의 주간(10월 27일~11월 1일)에 2만여명의 각국 관계자가 경주를 찾을 것을 대비해 경주에서 운행할 수 있는 고급·대형택시 자격을 전국 단위로 넓히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APEC 기간 경상권 내 주요 공항과 경주 지역의 고급·대형택시 수요가 집중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경북도와 협력해 경상권 내 대형택시가 자유롭게 영업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필요시 전국 단위로 사업구역 제한도 일시 해제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경상권에서 운행 중인 고급·대형택시는 총 88대에 불과하다. 당초 경북에는 단 12대만 운행 중이었으나, 정부가 APEC에 맞춰 경상권 모든 고급·대형 택시가 경주에서 운행할 수 있도록 사업구역을 먼저 완화해 그나마 택시 수를 늘려 놨다.
이 관계자는 “법률 개정 없이 기존 단속을 유예하는 방식으로 지역 제한을 풀었으며, 지방자치단체와 협의를 통해 전국 단위 운행 준비도 완료했다”면서 “언제든 시행할 수 있는 단계”고 말했다.
그러나 APEC 기간 중 약 2만명의 각국 정부·기업인들이 경주에 방문한다는 것을 고려하면 공급이 충분한지는 확신할 수 없는 상황이다. 단순 계산할 경우 전체 방문객의 0.44%만 수송할 수 있는 수준이기 때문이다.
전국으로 문을 연다고 해도 고급·대형 택시들이 경주로 차를 몰고 올지 불투명하다. 경주까지 길게는 수백 km를 일단 빈차로 운행해야 하므로 기사 입장에선 운행 효율이 떨어지며, 수익성이 낮다고 판단할 가능성이 크다. 수도권 고급·대형택시 수는 4121대로 알려져 있다.
정부는 지난해 12월 철도 파업 당시 시민 불편을 줄이기 위해 수도권 택시 사업구역 제한의 일시 해제를 참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서울·경기·인천 사이의 접근성은 경주·수도권과 비교가 사실상 어렵다.
정부는 공항시외버스를 추가 운행하는 방안도 세웠다. 인천공항·경주 구간 공항시외버스 운행을 기존 10회에서 16회로, 김해공항·경주 구간은 기존 15회에서 18회로 늘렸다. 그러나 이용률은 저조하다. 전날 기준 김해공항·경주 노선 공항시외버스 예매율은 11.5%이며, 현장 탑승 인원을 포함한 실제 탑승률은 56.7%에 그친 것으로 집계됐다. 공항시외버스가 공항과 경주 시내를 연결하는 중심 교통수단인 만큼 세부 숙소·행사장 이동에는 여전히 공백이 생길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425_sama@fnnews.com 최승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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