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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급률 50% 이상 확보"...포스코그룹, 원료 조달 위기 속 협상력 키운다

이동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10.30 05:29

수정 2025.10.30 0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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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MRG·BHP 갈등에 '수요자 연대' 부상
장기계약·자체투자로 협상 주도권 강화
포스코 포항제철소. 뉴스1
포스코 포항제철소. 뉴스1

포스코홀딩스 주요 원재료 장기구매계약 현황
구분 계약기간 향후 구매가능 잔량(2025년 상반기 기준)
철광석 2년 이상 6400만t
석탄 3년 이상 1700만t
니켈 1년 이상 미공개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파이낸셜뉴스] 글로벌 원료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포스코그룹이 철광석 자급률을 50% 이상으로 유지하며 원료 협상력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중국 국영기업인 중국광물자원그룹(CMRG)과 글로벌 광산업체 BHP 간 갈등이 표면화되면서 포스코그룹은 장기계약과 자체 투자 기반 조달망을 통해 공급망 리스크에 선제 대응 중이다.

30일 포스코그룹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그룹이 보유한 장기계약 잔여 물량은 철광석 6400만t, 석탄 1700만t이다. 회사는 주요 원재료인 철광석·석탄·니켈 등에 각각 △철광석 2년 이상 △석탄 3년 이상 △니켈 1년 이상 장기계약을 유지하고 있으며 구매 가격은 분기별 시장 가격에 따라 조정된다.

포스코그룹은 철광석 자급률을 끌어올리며 글로벌 원료 시장의 변동성에 선제 대응하고 있다.

장기계약 확대와 주요 광산 투자 강화가 주요 전략이다. 포스코그룹은 지난 27일 컨퍼런스콜에서 "꾸준한 철광석 원료 투자로 자급률은 50%를 상회했다"며 "주요 광산 투자를 확대해 시황 리스크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밝혔다.

글로벌 철광석 시장은 리오틴토·BHP·발레 등 3대 광산업체가 전체 공급의 70%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지난 2010년 벤치마크 가격제가 폐지된 이후 공급자 중심의 가격 결정 구조가 고착화됐으며 중국은 국영 트레이딩사 CMRG를 통해 철강사의 구매권을 통합하고 집단 교섭을 추진하고 있다.

소수 공급업체가 시장을 과점하는 현재 구조에서는 지정학적 갈등·기후 변화·운송 차질 등의 변수로 인해 가격 급등이나 공급 중단 위험이 상존한다. 일정 수준 이상의 자급률 확보는 이러한 리스크를 완화하고 안정적인 조달과 협상력 강화를 동시에 가능케 한다.

이 가운데 포스코그룹의 '자급률 50% 이상' 전략은 가격 급등과 공급 차질에 따른 외부 리스크를 줄이고 원가 경쟁력 제고에도 긍정적 영향을 주고 있다. 글로벌 수요자 간 연대가 본격화되면 향후 철광석 구매 협상에서 수요자 측의 협상력이 다시 강화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포스코그룹은 철광석을 비롯해 석탄·니켈 등 주요 원재료 전반에 대해 장기계약과 직접 투자를 병행하며 '내재화'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이와 함께 국내 철강사 및 정부, 일본 철강사들과의 협력을 통해 수요자(바이어) 연대를 구축함으로써 글로벌 원료 시장에서의 협상력 제고도 모색 중이다.

한편, 글로벌 원료 시장의 분쟁은 포스코그룹에 기회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포스코홀딩스 관계자는 "CMRG와 BHP 간 분쟁으로 스팟(현물) 물량이 시장에 풀릴 경우 이를 저가 매입 기회로 활용할 수 있다"며 "다변화된 조달망과 장기계약을 기반으로 협상 주도권을 점차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moving@fnnews.com 이동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