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fn이사람] "OLED 제조 AX 성공… 생산성·수율 다 잡아"

임수빈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10.28 18:26

수정 2025.10.28 18:25

이영주 LG디스플레이 제조 AI실장
이상 발견하면 알아서 원인 분석
효과 못믿던 현장 분위기도 반전
초거대 AI '엑사원'과 결합 속도
불량·조치법 안내 기술 개선할 것
이영주 LG디스플레이 제조 AI실장. LG디스플레이 제공
이영주 LG디스플레이 제조 AI실장. LG디스플레이 제공
"공정·장비 이상으로 인한 손실을 최소화하고, 새로운 수율(양품 비율) 개선항목을 발굴하는 데 인공지능(AI)이 많은 기여를 했습니다. 이로써 연간 2000억원 수준의 비용절감 효과를 거둘 수 있었습니다."

이영주 LG디스플레이 제조 AI실장(사진)은 28일 "AI는 기존 업무를 혁신해 프로세스를 바꾸는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고, 실질적인 변화도 나타나 경영성과에 직접적으로 기여하고 있다"며 이같이 설명했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AI가 화두인 가운데, 기업에서도 AI전환(AX)을 확대하는 추세다.

LG디스플레이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제조 공정에 AI를 선제적으로 도입해 국내 제조업의 AX를 대표하는 사례로 꼽힌다.

그 중심엔 회사의 '제조 AI실'이 있다. 이 실장은 "제조 AI실의 핵심 미션은 글로벌 톱티어(최상위) 디스플레이 제조경쟁력 확보를 위해 AI로 제조 업무를 혁신하는 것"이라며 "첨단 제조업은 매우 높은 정확도를 요구하기 때문에 디스플레이 제조 특화 AI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부연했다.

AI 도입 초기에는 현장 엔지니어들이 결과를 신뢰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었지만, 분위기는 금세 반전됐다. 이 실장은 "AI가 제시한 결과로 몇 차례 사업 성패를 가를 정도의 난제를 해결하며 상황이 달라졌다"며 "AI를 개발할 때 AI 개발인력만 회의실에 모여서 한 것이 아니라 개발자들을 현장에 파견, 엔지니어와 함께 문제를 해결한 것도 중요한 성공요인이었다. 결국 AI 도입도 사람의 일이었다"고 분석했다.

AI는 공정 효율이나 품질개선에서 두드러진 효과를 내고 있다. 기존에 품질 이상 업무는 감지 자체도 지연될 때가 많고, 이상 원인과 조치 방법이 부정확한 경우 여러 차례의 시행착오가 발생해 평균 3주가 소요됐다. 하지만 AI가 이상을 실시간으로 감지하고, 원인을 파악 및 조치해 현재 이틀 만에 생산을 재개할 수 있도록 프로세스가 개선됐다.

AI가 현장에 완전히 자리 잡으면서 회사의 경영 성과로도 이어지고 있다. 이 실장은 "올해 회사의 턴어라운드가 예상되는데, AI가 다방면으로 기여하고 있다"며 "특히 수율과 생산성 향상에 기여가 컸다. AI가 공정을 자동 조정하고 이상을 즉시 발견해 원인을 분석하는 한편, 생산 과정이 최적화될 수 있도록 스케줄링함으로써 수율과 생산성 두 마리 토끼를 잡았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제조 AI실의 역할도 더 다양해질 전망이다.
이 실장은 "지금까지 AI 제조 혁신의 무게중심이 제품 양산에 있었다면, 앞으로는 설계·개발 분야에서도 가시적인 성과를 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장기적으로는 장비가 스스로 공정을 보정하고 부품 교체 시점을 예측하는 지능형 자율 공장을 구축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LG AI연구원의 초거대 AI '엑사원(EXAONE)'과의 결합도 가속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는 "엑사원이 더해지면 불량 원인과 조치 방법을 자연어로 엔지니어에게 안내하는 등 성능이 상당 부분 향상될 것"이라며 "앞으로는 특정 목적으로 개발된 AI를 엑사원과 결합해 자율적으로 업무를 수행하는 에이전틱 AI 단계로 발전시켜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soup@fnnews.com 임수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