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장·설렘 교차하는 천년고도
트럼프 머물 호텔 주변 철제 펜스
시진핑 타게 될 차량 동선 점검도
경북도 전체에 갑호비상령 삼엄
보문단지 상인들 손님맞이 분주
트럼프 머물 호텔 주변 철제 펜스
시진핑 타게 될 차량 동선 점검도
경북도 전체에 갑호비상령 삼엄
보문단지 상인들 손님맞이 분주
28일 찾은 경북 경주시 보문관광단지 일대는 예상과 달리 일반 차량이나 일반인의 접근을 막고 있지는 않았다. 하지만 일반 차량과 경찰, 경호차량들만 분주하게 오갈 뿐 보문관광단지 일대는 매우 조용한 분위기였다.
APEC 정상회의장과 각국 정상의 숙소가 위치한 보문관광단지 주변 인도에는 대부분 철제 펜스가 세워져 있다. 도로에는 각국 언어와 국기 등이 보이는 번호판이 설치된 고급 차량이 사이드카의 경호를 받으며 이동하는 모습도 곳곳에서 보였다.
보문관광단지 일부 숙소에는 경호·경비 당국의 거점이 세워졌다. 외부에서 잘 보이지 않는 구조의 주차장에는 경찰특공대 특수차량 등이 배치돼 있다.
경찰 관계자는 "일반인의 접근 등에 대해 정확하게 전달받은 내용이 없다"면서 "하지만 내일부터 투입 예정인 경찰특공대 차량이 많이 들어올 예정이며, 곳곳에 배치되는 등 경비·보안이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각국 정상 숙소 주변에는 철제 펜스에다 가림막까지 추가로 설치됐다. 정상회의장에는 사람 키를 훌쩍 넘는 가림막이 설치됐다. APEC 정상회의장과 국제 미디어센터로 쓰이는 경주화백컨벤션센터는 보안 검문검색이 최고 수준으로 강화됐다. 검문대에서는 출입하려는 사람에 대해 신분증 확인과 함께 가방 속 물품도 모두 검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머물 것으로 예상되는 힐튼호텔에는 미국 정부 소속 번호판이 부착된 차량들과 경호를 위한 특수차량, 한국 경찰 경비인력 차량들이 주차돼 있다. 일부 차량에는 미국 경호처 소속으로 보이는 인력들이 경호를 서고 있는 모습도 보였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경호차량으로 보이는 중국산 고급 차량들도 도로에서 가끔 보였다. 해당 차량은 위장막을 설치한 채 동선 점검 등을 하는 모습이었다.
경찰은 이날 0시부터 경북 도내 전체에 가장 높은 수준의 비상근무 단계인 '갑호 비상'을 발령했다. 경주에는 APEC 기간 하루 최대 1만9000명 규모의 경력이 동원돼 경주 전역을 봉쇄한다.
정상회의장 주변 상공은 비행금지구역으로 설정됐으며, 드론 위협에 대비해 드론 무력화·격추 장비가 배치됐다. 경찰 기동대와 특공대, 헬기, 육군 장갑차도 정상 숙소와 회의장 주변에 배치돼 외부인 출입을 철저히 통제하고 있다.
APEC 정상회의 성공 개최를 바라는 경주 시민들의 기대감은 매우 컸다. 보문관광단지 내에 근무하는 직장인 김모씨는 "APEC 기간 출퇴근이 다소 불편하지만 국내외 정상 등이 대거 찾는 대형 국제행사는 이번이 처음"이라면서 "이번 행사를 계기로 경주의 글로벌 위상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보문관광단지에서 40년째 식당을 경영하는 업주 관계자는 "어제(27일)는 빈 테이블이 없을 정도로 손님이 많았다. 오늘은 어제보다 조금 적은 것 같다"면서 "남은 기간 국내외 손님이 많이 찾아줄 것"이라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경주시는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아시아판 다보스포럼' 유치를 추진하며, 국제회의도시로서의 명성을 이어간다는 구상이다. 글로벌 리더와 기업, 연구기관이 한자리에 모여 경제·문화·기후·기술 등 미래 의제를 논의하는 상설 국제포럼을 경주에 정착시키는 것이 목표다.
gimju@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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