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문인식기기 오류로 사고 직전 근로 기록 확인은 어려워"
"동료 직원 통해 장시간 근로 확인…유족께 상처 드려 죄송"
"동료 직원 통해 장시간 근로 확인…유족께 상처 드려 죄송"
[파이낸셜뉴스] ‘빵지순례’ 명소로 꼽히는 ‘런던베이글뮤지엄’(런베뮤) 측이 20대 직원의 과로사 의혹과 관련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사과문을 올렸다. 런베뮤는 20대 청년이 주당 최대 80시간에 달하는 과로에 시달리다가 지난 7월 사망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데다 자료를 요청한 유족 측에 임원이 '부도덕하다'는 막말까지 하면서 논란이 커졌다.
런베뮤는 지난 28일 인스타그램 계정에 강관구 대표이사의 이름으로 "담당 임원의 부적절한 대응으로 유족분들께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드리게 된 점 다시 한번 깊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런베뮤는 "고인은 성실함과 책임감 덕분에 신규 지점 오픈에도 참여하게 되었고, 맡은 역할 이상으로 최선을 다해줬다"며 "신규 지점 오픈 업무는 그 특성상 준비 과정에서 업무 강도가 일시적으로 집중되는 업무가 맞다"고 인정했다.
그러면서도 특수 상황을 감안해 오픈 직전에는 홀 파트 기준 13명의 인력을 추가 파견해 지원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당 시기 근무한 직원들이 쉽지 않은 하루를 보냈을 것이라 예상한다는 설명을 덧붙였다.
런베뮤는 "지문인식기기의 오류로 인해 사고 직전 고인의 실제 근로 기록을 뒷받침할 수 있는 자료를 확인할 수 없지만, 직전 일주일 함께 근무한 동료 직원들의 근로시간은 분명 평소 근로시간 대비 높은 수준"이라고 전했다.
과로사 주장은 인정하지 않았다.
런베뮤는 "다만 과로사 여부에 대해서는 회사가 판단 내리는 사안이 아니기 때문에 답할 수 없음을 양해 부탁드린다"면서 "이번 사안과 관련해 관계 기관의 조사에 성실히 임할 것이며, 확인 가능한 모든 자료를 있는 그대로 제공해 사실이 명확히 밝혀질 수 있도록 협조하겠다"고 강조했다.
유가족에게 부적절하게 대응한 임원에 대한 사과도 했다.
런베뮤는 "부끄럽게도 사건 초기에 이루어진 현장 운영담당 임원의 대응을 회사에서 상세하게 파악하지 못했다"며 "이로 인해 담당 임원의 부적절한 대응으로 인해 유족분들께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드리게 된 점 사과 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잘못된 대응에 대해 회사의 책임을 무겁게 느끼며, 재발 방지를 위한 내부 시스템을 전면적으로 재점검하겠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런베뮤는 고인에 대해 "누구보다 강한 책임감과 열정을 지닌 소중한 동료이자 자랑스러운 구성원이었다"고 밝힌 뒤 "어떤 말과 행동도 유족의 마음에 또 다른 상처가 되지 않도록 회사의 모든 대응 과정에서 세심함과 신중함을 기하겠다"고 적었다.
유족과 정의당에 따르면 고인은 런베뮤 인천점 오픈 당시 주 80시간 가까운 장시간 노동을 하다 지난 7월 16일 회사 숙소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키 180㎝, 몸무게 78㎏의 건장한 체격에 건강했던 그는 사망 전날에도 약 15시간 동안 식사도 하지 못한 채 일한 것으로 알려졌다.
런베뮤는 2021년 서울 종로구 안국동에 1호점을 연 뒤 현재 전국 7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y27k@fnnews.com 서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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