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박승희 기자 = 코스피가 사상 처음으로 4000포인트를 돌파한 지난 27일, 투자자들은 '불타기'(주가 상승 시 추가 매수)로 증시 추가 상승에 베팅했다. 하루 동안 가장 많은 자금이 몰린 상장지수펀드(ETF)는 코스피 상승률을 두 배로 추종하는 상품으로 나타났다.
29일 코스콤 ETF체크에 따르면 지난 27일 하루 동안 전체 ETF 중 순설정환매금액이 가장 많은 종목은 'KODEX 레버리지'(1574억 원)로 집계됐다. 이 종목은 코스피200 상승률을 일일 2배로 추종한다.
지난 20~24일 한 주 동안 해당 ETF로 3337억 원이 순유입됐는데, 27일 하루에만 절반 가까이 되는 자금이 추가로 몰린 것이다.
같은 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10만전자'·'54만닉스'를 기록하며 역대 최고치를 경신한 가운데, 이들 종목을 각각 20% 이상 담고 있는 TIGER 반도체TOP10 ETF에도 1042억 원이 순유입됐다.
또한 1년 7개월 만에 900선을 돌파한 코스닥 지수의 추가 상승에 베팅한 투자자들은 'KODEX 코스닥150레버리지' ETF(669억 원)를 대거 사들였다.
전날 차익실현 매물이 출회되며 코스피가 하루 만에 반락했으나, 증권가에서는 추가 상승 여력이 있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현재 국내 증시는 유동성 증가 기대와 실적 상향 기대가 동시에 맞물린 강세장에 진입했단 분석이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실적 추정과 밸류에이션을 놓고 보면 현기증나게 높은 수준은 아니다"라며 "국내 주식시장 강세는 올해 중순 유동성 장세에서 시작했으나 이제 역대급 실적 상향을 장착하고 있다"고 짚었다. 그는 "9월 코스피 실적 상향 조정에 따라 밸류에이션 부담은 아직 크지 않다"고 했다.
다만 여전히 조정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있다.
최광혁 LS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언제라도 단기적인 주가 레벨 및 밸류에이션 부담이 불거져도 이상하지 않은 수준"이라며 "다음 주까지 APEC과 대미 투자 협상 등 주요 이벤트 소화 과정을 살핀 뒤 지수 상단을 결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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