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주=뉴스1) 윤원진 기자 = 전국 공공기관 홍보 트랜드로 'B급 감성'이 자리 잡으며 성과와 홍보 사이에 엇박자가 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9일 공공기관 홍보 담당자 등에 따르면 최근 공공기관들이 앞다퉈 자극적이고 웃음을 노린 홍보를 시도하다가 오히려 기관의 신뢰와 품격을 해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한국철도공사 '미스 기관사' 영상은 코레일의 딱딱한 기관 이미지를 바꾸겠다며 유머와 패러디를 섞은 영상을 공개했지만, 직업의 성격을 희화화했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평택시는 공모전 홍보 포스터에 '남성 혐오 손 모양'을 사용했다가 거센 비판에 직면했다. 의도는 파격적이었지만 사회적 갈등을 자극한 사건으로 마무리돼 결국 홍보물을 전량 회수하고 사과문을 발표했다.
'B급 감성'으로 주목받고자 했던 의욕이 표현의 경계를 넘은 결과였다.
이런 흐름 속에서 원조를 자초하는 충주시도 아이러니에 직면했다. 담당자의 창의적인 시도가 여러 지자체가 이를 모방하면서 본래의 진정성과는 다른 방향으로 변질됐다.
최근 충주시 내부에서는 일부 직원의 기강 해이와 불미스러운 사건이 연이어 발생했다. 6급 공무원 A 씨는 미성년자 성폭행 혐의로, 다른 6급 공무원 B 씨는 인사에 반발해 시장실을 부수는 사건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외부 홍보 이미지와 상반된 내부 조직문화의 방만함이 드러났다는 게 시청 직원들의 평가다. 시민들은 '충주맨' 신드롬을 일으킨 충TV 이미지 뒤에 행정의 기본 가치인 공정성과 책임성이 흔들리는 모순이 나타났다고 꼬집었다.
충주시는 최근 10년간 고용률, 일자리 창출, 인구 늘리기, 관광 활성화 등에서 기대치를 충족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건국대의 한 교수는 "공공기관의 홍보는 기업 마케팅과 다르다"며 "시민 세금으로 운영하는 기관은 브랜드보다 신뢰를, 조회 수보다 공익을 우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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