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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찌민시 매년 2~5cm씩 가라앉는다.. 2030년 시내면적 20㎢ 해수면보다 낮아질듯

부 튀 띠엔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10.29 12:32

수정 2025.10.29 12:42

호찌민시 탄다 운하 제방 지역에서 지반 침하로 다수 주택 기울어졌다. 호찌민시 정부 제공
호찌민시 탄다 운하 제방 지역에서 지반 침하로 다수 주택 기울어졌다. 호찌민시 정부 제공


【하노이(베트남)=부 튀 띠엔 통신원】베트남 최대 도시 호찌민 시가 매년 평균 2~5cm씩 침하가 일어나면서 2030년에는 호찌민 시의 20㎢에 달하는 면적이 해수면 아래로 내려앉거나 침수될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호찌민 시내 지반이 젊은 퇴적층이어서 쉽게 압축이 진행되고 있고, 상업시설이 밀집된 지역의 경우 지면 침하가 연간 최대 8cm까지 일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더해 해수면이 매년 1cm씩 상승하고 있어 10여년 전부터 해발고도가 낮은 지역부터 침수가 일어나고 있다.

29일 현지 언론 등에 따르면 베트남 자연자원환경대학교 산하 지속가능발전연구원은 호찌민 시의 지반 침하 현상이 10여 년 전부터 발생해왔으며, 현재 매우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호찌민시의 평균 지반 침하는 2006년부터 2020년까지 연간 평균 2~5cm에 달했다.

특히 지질이 약하거나 상업시설이 밀집한 지역의 경우 연간 7~8cm까지 내려앉는 것으로 조사됐다. 대표적으로 빈딴군의 안락 지역은 2005년부터 2017년까지 누적 침하량이 81cm에 달했다. 이는 호찌민 시 평균 침하 수준인 23cm를 훨씬 웃도는 것이다.

싱가포르 난양공과대학교가 미국 항공우주국(NASA) 제트추진연구소, 스위스 연방공과대학교와 공동으로 수행한 연구에서도 호찌민 시가 해수면 상승 속도보다 더 빠르게 침하하고 있는 도시군에 속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현재 침하 속도가 지속될 경우 2030년까지 호찌민 시의 약 20㎢가 해수면 아래로 잠기거나 침수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레 쭝 쯔언 지속가능발전연구원장은 호찌민시가 약한 지질 구조 위에 자리 잡고 있으며, 특히 홀로세 시기의 젊은 퇴적층이 쉽게 압축된다는 점을 주요 원인으로 설명했다. 그는 또 △지하수의 과도한 채취 △급속한 도시화 △교통 하중 증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침하 현상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고 덧붙였다.

침하가 심한 지역은 주로 저지대와 연약 지반 지역으로, 남사이공 지역과 사이공강을 따라 위치한 탄다 반도, 힙빈푸옥, 타오딘 등이 포함된다.

쯔언 원장은 호찌민시가 침하 관련 데이터를 도시계획, 건축 설계, 시설 유지관리 과정에 포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단기적으로 시 당국이 향후 5~10년간의 침하 예측 시스템을 구축하고, 그 데이터를 지역사회와 투자자에게 공개해 투명성을 높여야 한다고 제안했다.

호찌민시는 2040년 도시종합계획(2060년 장기 비전)에서 침수 방지를 위한 3중 방어 체계를 구축하기로 했다.
아울러 지역별로 건축 기반 고도를 조정하는 계획을 수립해, 기존 주거지역을 보호하면서 자연 배수 흐름을 유지할 방침이다.

vuutt@fnnews.com 부 튀 띠엔 통신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