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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한우야, 한우” 살아있는 마블링 뒤엔 30년 연구 있다

최용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10.29 14:00

수정 2025.10.29 14:00

농촌진흥청 제공
농촌진흥청 제공

[파이낸셜뉴스]한우의 좋은 품질과 맛 근간에는 30년간 국가 차원 연구개발이 있던 것으로 나타났다. 1990년대와 비교해 2020년대 한우 출하체중은 약 180㎏ 늘고, 근내지방도(마블링)은 33% 향상됐다. 정부는 한우 사육농가 경영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향후 온실가스 저감, 높은 기온 속 사육환경 개선 기술 등 기후변화에 대응할 계획이다.

29일 농촌진흥청은 1990년대부터 2020년대까지 축적된 한우 데이터를 종합 분석했다. 지난 30년 동안 한우는 유전능력 개량과 정밀 사양기술 발전을 통해 생체중이 1990년대 약 575㎏에서 2020년대 약 756kg으로 약 181kg(31.4%)가 증가했다.

마블링이라 알려진 근내지방도는 100g당 10.7g에서 2020년대 14.3g으로 33.2% 증가해 한우 맛과 풍미가 한층 더 정교하고 균일한 품질로 발전했다.

이날 김진형 국립축산과학원 부장은 “1990년대 우루과이라운드에 대응하기 위해서 한우를 고급육 전략으로 추진했다”며 “근내지방 함량 자체가 한우 품질을 높였다”고 말했다. 이어 “일본 화우에 비해 한우는 근내지방 함량이 적지만 적정 수준에서 품질이 관리가 되고 있다”며 “화우는 근내지방 함량이 높아 처음엔 맛을 느끼시지만 (여러 점 먹으면) 지방이 많아 회피하는 부분이 있다. (그런 점에 비해) 한우가 맛이 더 뛰어나다. 또 다른 품종에 비해 감칠맛이 있다”고 말했다.

농진청 내 국립축산과학원은 한우 품질 혁신을 이끌기 위해 △유전능력 개량 △맞춤형 사양기술 고도화 △체계적 품질관리 3가지 축을 중심으로 연구개발을 추진해 왔다.

농진청은 1993년부터 한우 개체 형질을 과학적으로 분석하는 유전능력 평가 체계를 구축했다. 1990년대 말 한우고기 품질 고급화를 위한 개량 체계로 전환했다. 2017년에는 유전체 정보를 활용한 씨수소 선발 기법을 도입해 평가 정확도를 5~11%p 높였다. 2020년부터는 ‘유전체 유전능력 분석 서비스’를 상용화해 암소의 유전능력 예측정확도를 높였다. 이를 통해 암소 선발 효율과 출하 수익을 높여 연간 경제적 효과는 약 1130억원으로 추정된다.

한우 품질 고급화도 정교해졌다. 실제 먹을 수 있는 살코기 비율(정육률)은 36.4%에서 38.8%로 상승했다. 육즙을 잘 유지하는 성질(보수력)도 약 21% 증가해 육즙이 풍부하고 촉촉한 식감을 더 잘 유지할 수 있게 됐다. 고기 색깔 또한 밝고 붉어져 소비자가 원하는 ‘고급 한우’ 이미지에 한층 가까워졌다.

한편 농진청은 연구 과정에서 수집한 체중 데이터를 바탕으로 2013년 이후 개정되지 않았던 ‘거세비육우 표준체중’을 새로 조정해 농림축산식품부에 제출했다. 추후 재해보상 및 살처분 보상금 산정 정책의 과학적 기준으로 활용된다면, 농가 보상지원 형평성을 높이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윤호백 한우연구센터장은 “체중을 가지고 재해보험, 살처분 보상금을 정한다”며 “올해 다시 (표준체중을) 설정했기 때문에 이를 기준으로 보상금을 산정하면 (농가는) 예전보다 높은 보상금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junjun@fnnews.com 최용준 기자